CJ제일제당이 배합사료용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대체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CJ제일제당 김진수 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체 잔류 및 유해성 논란이 있는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가축을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친환경 사료첨가제 ‘바이오텍터’를 개발해 2월부터 인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바이오텍터는 특정 병원성 세균을 파괴하는 미생물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한 친환경 사료첨가제다. 축산농가에서는 닭, 돼지 등이 병원성 세균에 쉽게 감염되는 탓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항생제는 유익한 세균까지 없애고 내성을 유발하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인체 잔류 우려도 있다. 이에 반해 CJ가 1차적으로 출시한 양계용 바이오텍터는 가금류가 쉽게 감염되는 살모넬라균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는 설명이다. 또 미생물로 균을 잡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것. CJ제일제당은 지난 1년간 양계 농가 14곳의 닭 150만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바이오텍터를 투여한 닭의 폐사율이 기존 75%에서 38.8%로 크게 낮아졌고 산란율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본부장은 “앞으로 양돈용 바이오텍터, 양어용 바이오텍터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농가에서 항생제를 쓰지 않고 가축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오텍터는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13억 마리로 추정되는 전 세계 소가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25%에 이른다. 회사 측은 소의 소화기관에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 미생물을 파괴하는 바이오텍터도 제품화할 계획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독자 바이오기술로 2013년 매출 10조 달성”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 “막걸리 수출대행 의향있다”▼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사진)은 11일 “2020년까지 매출 10조 원대의 세계적인 식품 기업 5곳을 육성한다는 정부 계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CJ제일제당의 사료용 항생제 대체물질 개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연간 매출 규모가 120조 원에 이르지만 국내 최대라는 CJ는 올해 매출 목표가 6조 원”이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 산하의 연구 단체와 기업 간의 기술 협업 등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판 네슬레’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도 네슬레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사장은 “독자적인 바이오 기술로 2013년까지는 매출 10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탕 값 인상 문제에 대해 김 사장은 “원당 값이 치솟아 가격은 올려야 하지만 인상 폭과 시기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CJ의 막걸리 사업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 “단순히 막걸리를 생산해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발효건강연구소’를 바이오사업본부 내에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 식품의 경쟁력인 발효 기술과 균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막걸리의 세계화에 발맞춰 유통망이 열악한 영세 제조업체를 대신해 해외 수출을 대행할 의향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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