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심상치 않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과 수도권 외곽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바람에 일부 중견 건설회사들이 자금난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소형아파트 위주로 전세금이 급등해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기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부동산시장에 관한 전망도 예측 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우리나라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에 공급이 넘쳐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를 예측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전 시세를 회복하고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에는 시중경기와 금리 가계부채 부동산정책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의식주 가운데 하나인 주택과 관련된 부동산 경기는 지나친 침체도, 과열도 바람직하지 않다.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주택 수요에 대응할 만큼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부동산에 과다하게 투자한 기업들이 무너지고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별 무효과였다. 미국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터진 부동산 버블로 인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경제 전체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 우리나라 건설 분야에는 약 5만9000개 기업에 약 185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건설업은 건설자재와 내구소비재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건설업이 침체에 빠지면 고용이 악화되고 그로 인해 다시 소비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 책의 저자는 부동산시장이 장기적 하락 추세로 갈 위험이 크다고 본다. 아울러 부동산에 과도하게 편중된 가계 자산의 위험성도 지적한다. 저자가 책을 쓴 목적도 “우리 가계의 자산 구성을 건전하게 바꾸자는 취지”라고 한다.
이 책은 가계의 자산 구성이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가계는 기업과 달리 건전성이 무너지면 회복을 못한다. 기업은 부실화되면 금융기관이 들어가서 주식을 소각하고 대출을 출자전환하면 다시 건전해진다. 그러나 가계는 그럴 수 없다. 대부분 가계가 무너지면 회복하기까지 한 세대가 소요된다.” 일본의 1991년부터 아직까지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는 것이다.
저자는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을 분산시켜 놓을 수 있는 유망한 투자처를 국가 간, 산업 간, 세대 간의 세 가지 격차(디바이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버블이 생겨났다가 어느 순간 터져버리듯 이런 격차도 결국은 해소되며 그 과정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정보를 해석하는 하나의 틀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의 분석방법을 익히면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해외원서가 한국서 더 싼 이유 ▼ 경영학 콘서트 / 장영재 지음 / 376쪽·1만3800원·비즈니스북스
미국 보스턴에 있는 ‘파라마운트’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인기 레스토랑이다. 테이블이 10개밖에 안 되지만 특유의 주문 방식을 개발해 손님이 테이블을 기다리느라 줄을 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곳에 들어서면 손님은 테이블로 향하는 대신 ‘음식 주문 줄’에 서고 그 후 ‘계산대 줄’에 선다. 손님이 계산을 마칠 시간이면 테이블에 자리가 나기 마련이다.
저자는 미국 보스턴대 우주항공학과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석사를, MI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를 따고 MIT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지내며 책을 집필했다.
구글이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든 이유, 미 국방부가 벌인 풍선 찾기 이벤트의 의미, 바다 건너 온 해외 원서의 가격이 한국에서 더 싼 이유 등 일상 속 경영학 사례를 데이터마이닝, 고객관계관리(CRM), 공급사슬망(SCM) 등 경영학 용어와 이론을 활용해 풀어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어깨 너머의 시선’이 성공비결 ▼ 닌텐도-“놀라움”을 낳는 방정식 / 이노우에 오사무 지음·김정환 옮김 / 280쪽·1만3000원·씨실과날실
2008년 하반기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도 닌텐도의 매출액은 2003년 하반기보다 약 3.3배, 영업이익은 약 4.9배로 불어났다. 2009년 3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의 누적 판매량은 1억 대를 돌파했고 ‘닌텐도 위(Wii)’는 5000만 대에 이르렀다.
저자는 1889년 화투 가게로 시작한 이 오래된 회사가 일본의 대표적 혁신 기업으로 꼽히게 된 과정을 이와타 사토루 사장과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를 중심으로 찾았다.
이와타 사장은 사람들이 게임에서 멀어지는 까닭을 탐구한 끝에 게임기가 갈수록 복잡해져 초보자가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탄생한 게 누구나 쉽게 터치펜으로 조작하는 닌텐도 DS였다.
슈퍼마리오 시리즈를 개발했던 미야모토 전무는 평소 놀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이와타 사장은 그의 성공 비결을 ‘어깨 너머의 시선’이라고 표현한다. 미야모토 전무는 게임과 안 친한 사무직 직원에게 게임기를 쥐여 주고 그 모습을 뒤에서 말없이 바라보며 개선점을 발견해 나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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