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세탁기… 품질특공대… “혁신으로 中시장 뚫는다”

■ LG, 中 난징서 해외 첫 ‘스킬 경진대회’ 아이디어 톡톡
8개 계열사 42개 법인 참가…기술-영업 성공사례 등 발표
“우린 한가족” 내부인화도 다져

12일 중국 장쑤 성 난징에서 열린 LG그룹의 ‘스킬 경진대회’. 이 대회는 세계 각 현장의 혁신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로 해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징=구자룡 특파원

“창의와 혁신만이 중국 시장을 뚫을 수 있다.”

LG그룹은 12일 중국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에서 제품기술-경영-영업 혁신사례 등을 발표하는 ‘스킬 경진 대회’를 가졌다. 세계 각 현장의 혁신 내용을 발표하는 이 대회는 올해가 18회째지만 해외에서 개최되기는 중국이 처음이다. 이날 대회에는 중국에 진출한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8개 계열사 42개 법인의 임직원 400명가량이 참가했으며 예선을 통과한 13개 팀이 발표를 했다.

○ 현장 확인과 고객 수요 파악이 핵심

LG전자 난징 세탁기 생산법인은 중국 소비자들이 세탁할 때 세균 소독에 큰 신경을 쓰는 것에 착안해 세탁 공정에 ‘소독제 코스’를 넣은 세탁기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LG전자 중국 법인은 지난해 세탁기 시장의 주력인 3000∼5000위안(약 51만∼85만 원)대의 점유율을 지난해 1월 8%에서 12월 14%로 올렸다. 중국의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수닝(蘇寧)은 LG전자에 ‘2009년 최고 연구개발 창의상’을 줬다.

모터 생산업체인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의 LG이노텍은 모든 문제를 ‘현장에서, 현물에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판단해 대처하는 ‘3현(三現)주의’를 소개했다. 생산라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투입해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줄이는 ‘품질 특공대’ 활동도 발표했다.

냉장고 문 겉면에 붙이는 것으로 냉장고의 ‘얼굴’에 해당하는 필름을 생산하는 LG하우시스 톈진(天津) 법인은 ‘고객 맞춤형 조기 공동개발(CEID)’의 시행으로 자사와 고객사가 윈윈하게 됐다고 밝혔다. CEID란 고객(냉장고 업체)이 주문하는 대로 공급하던 체계에서 신형 냉장고를 개발할 단계부터 ‘얼굴’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색깔과 무늬 등의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 LG하우젠 오영창 부장은 “납품하는 필름제품 가격이 20% 이상 높아져 고부가가치가 되고 냉장고 업체도 ‘적중률(고객의 수요에 적중)’이 높아져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 내부 인화가 가장 큰 외부 경쟁력

액정표시장치(LCD) 판매량에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24.9%로 세계 1위인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공장 중 하나인 난징 법인이 이날 발표한 혁신 사례는 기술이 아니라 ‘사원들이 꼭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 만들기’ ‘중국에서 가장 즐거운 직장 만들기’. 우수사원 가족을 초청해 기숙사 VIP실에서 함께 생활하기, 남녀 사원 간 만남과 사교의 행사, 사내 수변(水邊)공원 조성계획, 법인장의 산타클로스 활동 등이 소개될 때마다 다른 법인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 업체의 연간 이직률은 1%가량으로 매우 낮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조중봉 LG전자 중국본부 본부장은 “다양한 현장에서 이뤄지는 혁신사례를 공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 근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LG의 하나됨을 확인함으로써 사기를 높이는 것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후 3개 팀을 선발하기는 했지만 평가와 시상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명우 상무 등 본사 임원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LG라는 울타리 내에서 사원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회사도 노력하겠다”며 “LG가 세계로 뻗어가는 데 중국이 선봉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난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