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기 많이 먹는’ TV는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환경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2011년부터 전력효율을 현 수준보다 33% 이상 개선한 TV만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KOTRA는 15일 ‘환경규제 동향 및 2010년 전망’ 보고서에서 “환경을 명분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녹색보호주의’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며 “환경규제를 개발도상국의 저가 제품과 격차를 벌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되는 미국 시장의 경우 가전, 자동차 등 각종 분야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은 캘리포니아 주는 2013년까지 전력효율을 49% 이상 향상시킨 TV만 판매를 허용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규제안은 매사추세츠, 워싱턴, 오리건 등 미국 내 다른 주로도 확산될 분위기다. 미국은 자동차에 대해서도 연료소비효율과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해 내년도 모델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탄소 배출 규제를 시작한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EU를 왕래하는 비행기에 대해서도 탄소 배출 규제에 나선다.
최근 선진국형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도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 배출이 많은 기업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KOTRA는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새로운 규제의 적용 유예기간이 짧은 편”이라며 “현지에 진출한 일부 국내 기업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OTRA 통상조사팀 조은진 과장은 “그러나 삼성, LG 등 주요사 제품은 대체로 글로벌 환경기준을 만족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지능형계량기, 발광다이오드(LED), 단열재 등에서 좋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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