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나 장인, 장모의 부당한 대우와 이혼

시대가 바뀌었어도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마치 오랜 전통인 것처럼 이어져오는 고부간의 갈등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기 싸움을 넘어 이혼의 사유로 발전하는 일도 적지 않다.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녀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두 집안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 중에서도 고부간의 갈등 문제는 피해가기 힘든 현실임이 분명하다.

결혼할 때부터 시어머니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했던 은지영(가명 33세)씨는 결혼 5년 차가 되자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남편이 밖으로 눈을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 시어머니의 구박이 시작됐다. 손아래 시누이 속옷까지 손빨래를 시키는가 하면 ‘요즘 같은 세상에 대학 문턱에도 못 가봤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아들과의 수준 차이를 툭하면 들먹였다. 남편이 대학동창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발각되자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며 오히려 며느리를 타박했고 요즘 세상에 이혼이 무슨 흠이냐는 말로 아들에게 은근히 새 출발을 종용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혹시라도 그 사이에 아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두려웠는지 부부가 합방을 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이유를 만들었다.

이혼전문 법률사무소윈 이인철변호사는 ‘민법 제84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 이혼사유 중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는 것이 있으며 배우자의 직계존속이란 배우자에게로 바로 혈통이 이어지는 웃어른, 즉 시부모, 장인, 장모 등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부당한 대우는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를 받거나 또는 명예에 대하여 모욕을 받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그러한 부당한 대우로 말미암아 부부관계의 계속적인 유지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결혼생활이 파탄된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된다.

배우자뿐만 아니라, 제3자가 이혼에 책임이 있을 경우에는 그 제3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무에서 시부모나 제3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상당히 엄격하게 심사하므로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며 이러한 것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는 녹음, 사진, 진단서, 진술서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가족 간에 녹음이나 사진, 진단서를 준비한다는 것이 이상한 행동일 수 있지만 이혼을 준비하려면 반드시 이러한 증거가 있어야 재판이혼에서 이혼사유를 인정받을 수 있고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고부간의 갈등 문제는 피해가기 힘든 현실이다. 그러나 시부모와의 골을 쌓아두기 보다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전환의 계기를 먼저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움말] 법률사무소윈 이인철변호사 / www.divorcelawy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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