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7, 렉서스 ES350 비교시승회 가보니

  • Array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시속 100km 도달 ‘K7’ 우위… 승차감은 ‘ES350’ 앞서전후방 카메라-감응형 댐퍼 등
K7, 편의장치 압도적으로 우세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K7 3.5’와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ES350’이 맞붙는다면?
16일 경기 화성시 기아자동차 주행시험장에서 열린 비교시승회에선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렉서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제 기아차도 K7 출시로 렉서스와 맞비교할 정도의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기아자동차는 16일 경기 화성시 자사(自社) 주행시험장에서 기아차 ‘K7’과 렉서스 ‘ES350’의 비교시승 행사를 열었다. K7(앞)과 ES350(뒤)이 장애물을 좌우로 통과하며 핸들링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16일 경기 화성시 자사(自社) 주행시험장에서 기아차 ‘K7’과 렉서스 ‘ES350’의 비교시승 행사를 열었다. K7(앞)과 ES350(뒤)이 장애물을 좌우로 통과하며 핸들링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
K7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1만 대 이상 계약 판매된 데 이어 지난달 맹주였던 그랜저마저 꺾고 준대형차의 정상에 올랐다. 이번 테스트 차량의 세부모델은 ‘K7 VG350 노블레스 프리미엄’과 ‘렉서스 ES350 슈피리어’였다. 국산차 가운데 렉서스와 비교시승회를 한 것은 2006년 11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TG 3.8’이 처음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계통 기술이 아직 덜 무르익었던 때여서 최대출력이나 가속성능 등에서 렉서스에 뒤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K7과 ES350이 드래그레이스(400m 직선 경주)를 위해 출발선에 같이 섰다.

○ K7, 종합적으로 앞선 운전성능


스타트! 두 대는 강렬한 엔진음을 내며 달려나갔다. 처음에는 비슷한가 싶더니 K7이 조금씩 앞서 나가 골인 지점에서는 5m가량 먼저 들어왔다. 4번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평균 3m 정도 앞서 들어왔다. 실제로 두 모델의 배기량은 같지만 ES350은 277마력인 데 비해 K7은 290마력으로 출력이 약간 앞선다. 국산차들은 마력이 앞서도 변속기 때문에 가속성능이 뒤져왔지만 신형 기아차에 들어간 신형 6단 변속기는 최소한 초기 성능에서 손색이 없었다.

최근 실제로 측정해본 K7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6.7초, ES350은 6.9초로 역시 K7이 0.2초 앞섰다. 공인 연료소비효율도 K7이 L당 10.7km로 ES350의 9.8km보다 좋다. 쉽게 측정하기 힘든 감성품질이나 내구성 부분을 제외하면 동력성능이나 효율은 확실히 K7의 손을 들어줄 수 있었다.

○ 주행성능, 제동력 비교해 보니…


실제로 주행시험장 내 슬라럼 및 핸들링 코스에서 직접 차를 몰아본 결과 K7의 핸들링과 코너링은 ES350보다 앞섰다. 과격하게 차체를 회전시켰을 때에도 핸들을 꺾는 방향대로 차가 중심을 잡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착착 감긴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싶다.

하지만 딱딱한 ‘서스펜션’을 즐기지 않는 운전자에게 K7은 승차감에서 ES350을 능가하긴 힘들어 보인다. ES350은 K7보다 핸들링 성능은 떨어지지만 노면의 잔 진동을 잘 흡수해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였다. 기아차 측은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비교적 잘 조합했다고 주장했지만 K7은 승차감을 많이 희생하면서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다. 현장에 나온 K7 개발담당자는 “조향성은 맥시마, 승차감은 아발론을 타깃으로 최적의 조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랜저에 비해 조향성이 강조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층에 더 어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스트 구간에서 ‘풀 브레이크’를 시도해 봤다. 제동력도 K7이 약간 앞섰다. 단 이번에 시승차로 나온 K7이 출고 직후의 새 차인 반면에 ES350은 ‘렌터카’였던 점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 K7 압도적인 편의장치의 향연

편의장치만큼은 K7이 확실히 앞섰다. 예컨대 △열선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 전동식 익스텐션 시트 △오토 디포그 시스템 △전·후방 카메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 △전자제어 서스펜션 △진폭 감응형 댐퍼 등의 첨단 편의장치는 ES350에선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번 시승모델의 가격은 K7 4200만 원, ES350 6750만 원. K7이 렉서스 가격의 62%에 그치지만, 주행성능에선 비슷하고 편의장치는 오히려 앞선다고 볼 때 가격대비 성능에선 K7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기아차와 렉서스가 시장에서 갖는 브랜드 가치는 단순히 가격만으로는 따지기 힘든 부분이다.


화성=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동영상 = 기아차 K7 종합시승기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