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들어 3조 ‘바이 코리아’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19일 03시 00분


유럽 재정위기 해소 움직임
저금리 유지도 호재로 작용
“IT경기 회복세” 집중 매입


3월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11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에 나서 이달 중 무려 3조2000억 원 넘게 사들였다.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액이 3조8000억 원이라는 점을 보면 그 대부분을 이달 중 산 셈이다. 특히 17일은 6606억 원어치나 사들이면서 코스피의 34.85포인트(2.11%) 상승을 이끌었다. 그동안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외국인을 ‘바이 코리아’ 대열로 이끈 요인은 무엇일까.

○ 대외여건에 봄바람 살랑

전문가들은 우선 그동안 한국 증시를 짓누르던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해결될 움직임을 보이는 점을 든다. 18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내밀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시아 증시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당장은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지만 지지부진했던 그리스 해결책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기 때문. 전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에 대한 신용등급 유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외 금리인상 부담이 사라진 점도 호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하는 한편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초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중앙은행도 15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으며 여기다 유동성 프로그램도 확대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의 성향상 올해 말까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 외국인의 관심 종목은

외국인 자금은 정보기술(IT)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한국뿐만 아니라 증시에서 IT 비중이 60%로 높은 대만도 17일 하루 동안 한국보다 많은 650만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인텔이 최근 한 달간 10.53% 오르는 등 IT 경기가 뚜렷이 회복되는 움직임”이라며 “IT가 강한 한국과 대만은 그 수혜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발표 때 한국이 대만보다 편입될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 편입되면 MSCI를 추종하는 자금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포함된 국가 중 한국만 MSCI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만은 중국의 긴축정책에 따라 크게 흔들리지만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연이은 위기에도 원화가 강세기조를 유지할 정도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실제로 외국계 자금 중 장기투자자금으로 평가받는 미국계 자금은 지난해 12월 7510억 원, 1월 1조933억 원, 2월 1조695억 원 등 꾸준히 한국 증시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상 위안화 절상시기에는 한국의 통화가 같이 움직이며 이때 외국인 자금은 상대적 안정성이 높은 한국증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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