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화 정책 변화 여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미국과 각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절상 기대감과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지만 위안화 절상에 대한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 세계경제 흐름을 볼 때 위안화 절상은 시기가 문제이지 언젠가는 겪어야 할 과정이다. 정부의 재정건전성과 경제성장 동력의 차이는 시간을 두고 환율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중국 쪽도 위안화 절상은 인플레이션과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유동성에 대한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위안화 절상이 지연될수록 해외로부터 투기적 자금이 대거 유입돼 중국 자산가격 버블을 심화시킬 수 있어 환율 가치 조정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
또한 중국이 위안화를 달러에 고정시켜 놓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달러화를 매입해야 한다. 위안화 절상 이후 변동환율을 적용하면 달러화 매입 부담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미국 국채가격과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해 걱정하는 중국 정부에 위안화 절상과 변동환율 제도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위안화 절상 시기로는 2∼3분기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계절적으로 1분기에는 무역수지 흑자가 줄었다가 2분기부터 다시 흑자폭이 확대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중 무역수지 흑자폭이 재차 확대되면 환율 절상을 위한 여건은 한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분기 이후는 중국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위안화 절상 시기로는 적절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한국에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서 영향을 주게 된다. 첫 번째는 환율 경쟁력이며 두 번째는 한국에 미치는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이다.
위안화 절상과 함께 원화도 동반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 2005년 위안화 절상 단행 이후 위안화 가치는 19%가량 상승했고 원화도 18% 정도 가치 상승했다.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하더라도 원화의 절상 속도가 중국보다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대중국 환율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수출가격 경쟁력이 타격 받을 수 있으나 아시아 및 신흥국가와 같은 경쟁국이 동시에 절상흐름을 보일 듯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수출 제품가격이 비싸질 것으로 보이나 중국 원재료 수입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요인이 수출제품 가격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은 장기적인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중국 내수성장에 유리한 환경이다. 중국 소비 및 내수시장 성장의 혜택은 중국에 직접 진출한 기업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한국 수출은 최종 소비재보다는 이들 제품 제조에 필요한 중간재 및 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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