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남 팀장은 “저비용 고효율의 ETF처럼 이제는 수수료가 아니라 고객의 자산관리를 주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삼성투신운용
‘남들과 거꾸로 가고, 두 배로 가는 펀드.’
김두남 삼성투신운용 구조화상품팀장은 지난해 9월과 올 2월 국내에 처음으로 내놓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레버리지 ETF를 이렇게 표현했다. 일반 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 상장돼 시세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ETF가 투자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면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는 것.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의 수익률이 내려가면 순자산가치가 오히려 상승하고 기초지수의 수익률이 오르면 순자산가치가 내려간다. 레버리지 ETF는 오를 때 2배로 오르고 내릴 때 2배로 내리는 ‘화끈한 펀드’다. 두 펀드 모두 상장 이후 ETF 시장에서 상위 5위 안에 꾸준히 들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펀드는 국내 유일의 인버스, 레버리지 ETF다.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인버스 ETF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장외파생상품을 기준지수로 삼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면 위험평가 한도를 넘어설 수 있고 세금을 내야 해 펀드 수익률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 운용사가 인버스 ETF 개발을 포기했다.
그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준지수로 하면 추적오차(Tracking Error)가 생긴다”며 “세금을 내지 않는 ‘F Kospi200’ 지수를 새로 만들어 인버스 ETF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발상의 전환을 했다는 것.
레버리지 ETF 역시 2배의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자산 전부를 현물과 선물에 동시에 넣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김 팀장은 환매조건부 거래를 구상해 길을 열었다. 보유한 증권을 나중에 똑같은 가격에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돈을 빌려와 다른 한쪽에 투입한 것.
그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는 투자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돈이 생겼을 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보다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으로 믿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떨어질 것 같을 때 위험회피 수단으로 인버스 ETF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ETF는 매매가 잦지 않아 운용사로서는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외면받기도 한다”면서도 “국내에서도 매매할 때마다 세금을 걷는 대신 거둔 수익에만 과세하는 시스템이 생긴다면 효율적인 투자수단이 더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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