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MF 世銀 “평가절상 통해 불균형 시정해야”
中 英 EU 印 日 “강제절상 세계경제에 도움안돼”
“중국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환율체계로 옮아가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3월 11일 미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콘퍼런스 연설)
“위안화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제로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요구에 반대한다.”(원자바오 중국 총리·3월 14일 전국인대 폐막 기자회견)
다음 달 15일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최종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위안화 평가절상 공방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주요국과 주요 국제금융기구도 잇따라 찬반으로 갈라져 마치 ‘환율 전쟁’을 치르는 듯하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영국 데이비드 밀리밴드 외교장관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영국으로서는 위안화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요즘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인사들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말을 하기에 바쁘다. 외국 고위층이 방문하면 으레 대만의 독립을 부인하고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야 했으나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에서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하지 않으면 제재해야 한다는 법안까지 제출된 것을 적극 호응하고 나서는 국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만 우군(友軍)들은 주로 국제금융기구들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위안화를 절상하면 인플레 압력을 줄이고 세계 경제의 균형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고위 관계자도 “위안화 환율의 적절한 조절은 중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편을 들었다. 홍콩의 친중국 신문인 원후이(文匯)보는 21일 “이들 기구는 아직 미국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성 부상은 18일 “중국은 위안화 환율 조절에 대한 요구를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그렇다고 미국이 위안화 환율을 이유로 제재해서는 안 된다”며 다소 어정쩡하지만 위안화 절상에 찬동하지는 않았다. 영국이나 유럽연합(EU) 러시아 인도 등은 다소 완곡하게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연일 어느 국가나 전문가, 언론이 위안화 절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는지 찾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시사주간지 타임이 17일 “위안화 절상이 미국 경제 문제 해결의 만능 치료약은 아니다”라는 보도를 했다고 전했다. 또 미 전 재무부 관리가 ‘포린 어페어’에 “위안화 절상은 미국 수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9일 영국 일본 등이 미국과 뜻을 같이하지 않는 것을 두고 “정치적 동맹국을 (환율 싸움에) 움직여 중국을 고립시키려 했으나 따라주지 않고 있다”며 “중-미 간 환율 다툼에 전 세계가 말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이야말로 환율조작국”이라며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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