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美기업 38% “中서 홀대받는다”

3개월새 12%P 높아져

‘세계의 시장’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가운데 “중국에서 홀대받고 있다”고 느끼는 기업의 비율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전했다.

이 신문은 주중 미 상공회의소가 230개 회원사에 대해 벌인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회원사의 38%가 중국 시장에 진출해 경쟁을 벌이는 것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는 상공회의소가 조사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미국 기업의 불만족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12월 26%에서 3개월 만에 12%포인트가 높아진 것. 2008년 12월에는 23%였다.

미국 기업의 불만족도가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크게 높아진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가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의 정부 납품 조건으로 발표한 ‘토착기술 혁신정책’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당시 중국은 네트워크 서버와 이동통신 기기 기지국 설비, 보안 및 금융 소프트웨어, 풍력 발전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정부 조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가 아닌 중국 내에서 개발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식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등 특히 미국 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미국 업체들의 57%는 새 정책이 중국에서 다국적 기업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37%는 이 정책이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밸러스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성명을 통해 “새 정책들은 외국 기업을 차별하고 시장 참여 기회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