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폐차부품 재활용률 4.3%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3일 03시 00분


네덜란드 22% - 프랑스 14% “유통 전산시스템 도입 필요”

한국은 폐자동차에서 중고부품을 분리해 재사용하는 비율이 선진국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을 확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폐차 부품 재사용 지원 정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자원순환협회는 22일 환경부에 제출한 ‘폐자동차 해체부품의 효율적 재활용 방안’ 보고서에서 지난해 1∼9월 중량 기준으로 국내 폐차에서 재활용된 부품 비중이 4.3%라고 밝혔다. 반면 네덜란드는 2007년 부품 재사용률이 22.1%였고, 프랑스(2006년)는 14.0%, 이탈리아(2006년)도 9.8%에 이르렀다.

폐차 재활용은 크게 △중고부품 재사용 △파쇄 단계에서 금속 자원 등을 회수하는 물질 회수 △플라스틱 폐기물 등을 태워 열에너지를 얻는 에너지 회수 등으로 이뤄진다. 자동차자원순환협회는 배터리, 타이어, 도어류, 램프류 등 16개의 부품 등에 대해 재사용 중고부품으로 판매할 경우와 철·고무·유리 등을 추출해 물질로 판매할 때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부품 재사용이 물질 재활용보다 약 5배 정도 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2008년 국내 폐차의 중고부품을 재사용한 결과, 새 제품을 사용했을 때보다 이산화탄소 양을 18만여 t 감축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자원 낭비를 막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큰 데도 국내에서 폐차 부품 재활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보고서는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하고 소비자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의 해체 부품 재활용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인프라 수준은 60% 정도”라며 “인프라 수준이 기술 수준보다 낮은 것은 그만큼 상용화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고서는 “국내 재사용부품 시장은 폐차업체와 정비업체 사이의 판매체계가 열악하고 부품의 이력이나 품질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표시 기준이 없다”며 “품질보증 관리제도와 전국 단위의 부품유통전산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와 업체들의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도록 폐차업체와 정비업체들이 연계된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폐차업체에서 해체·회수한 재사용 중고부품의 연간 시장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약 2400억 원에 이르며 이 중 30%는 내수용으로, 70%는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등에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폐차된 차량은 약 65만5000대이며, 2015년에는 83만여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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