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들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전세가격이 대형 아파트를 추월하는 사례가 잇달아 생기고 있다. 보통은 대형 주택이 소형보다 평당 매매가격이나 분양가격이 높아 전세금도 비싼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엔 이 흐름이 역전된 것이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현재 3.3m²당 전세가격은 서울 서초구의 경우 중형(전용면적 60∼85m²)이 평균 1013만 원으로 대형(85m² 초과) 평균인 1012만 원을 넘어섰다. 서초구는 줄곧 대형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이 중형을 앞섰지만 지난해 말부터 거의 비슷해진 뒤 2월에 결국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송파구도 지난달 말 중형 평균 전세가격이 3.3m²당 921만 원으로 대형 평균인 828만 원보다 100만 원 가까이 비쌌다. 다만 강남구에서는 대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3.3m²당 1180만 원으로 중형(1008만 원)보다 여전히 높았다.
강남지역을 제외한 서울 다른 구에서는 60m²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대형 아파트를 앞서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강북구는 소형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전세가격이 514만 원으로 중형(486만 원)과 대형(437만 원)을 모두 추월했고 관악구도 소형 전세가격이 646만 원으로 대형(543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높았다. 이 밖에 구로구와 동대문구, 동작구, 서대문구, 성동구, 성북구, 중랑구 등에서도 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대형 아파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격 역전 현상은 신혼부부 등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층은 많지만 이에 따른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가 소형보다 관리비 부담이 더 크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신혼부부가 집을 알아보는 시기인 데다, 경기 침체로 세입자들이 중대형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소형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특히 강남지역은 최근 소형 아파트의 신규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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