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휴대전화 ‘맥스’는 스마트폰에 대한 ‘친절한 입문서’ 같았다. 맥스는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다. 별도의 운영체제(OS)를 쓰는 것도 아니고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LG텔레콤이 제공하는 몇 가지에 제한돼 있다. 터치스크린을 사용하지만 화면에 등장하는 키 배열도 다른 LG전자 휴대전화와 똑같은 ‘ez한글’을 사용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맥스에서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처음 전원을 켜자 바탕화면에 날씨와 뉴스, 지하철노선도, 웹툰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었다. 이 외에도 통합LG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오즈(OZ) 2.0’ 서비스인 ‘오즈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LG텔레콤이 개발한 콘텐츠를 내려받아 바탕화면에 깔아 놓고 사용할 수 있었다. 단, 현재는 이렇게 내려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20여 개로 제한돼 있다. LG텔레콤은 사용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털사이트의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해외 서비스는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제품 하단 가운데 달린 ‘핑거 마우스’는 반가운 기능이었다. 기자는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그동안 인터넷에 접속해 웹페이지를 볼 때마다 답답했다. 컴퓨터 모니터용으로 만들어진 웹페이지의 버튼이나 링크는 휴대전화용으로 축소한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정확히 누르기엔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핑거 마우스 위에 손가락을 놓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작은 화살표를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두 손가락을 벌렸다 좁혔다 하면서 화면을 확대하고 축소하는 기능도 지도나 사진 등 이 기능이 필요한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에서 잘 작동했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반응속도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이다. LG전자는 맥스에 현재 판매되는 가장 빠른 휴대전화용 처리장치라는 1GHz(기가헤르츠) 속도의 퀄컴 ‘스냅드래건’ 칩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응용프로그램에서 이런 장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메인화면에서는 확실히 빠르게 움직이던 프로그램들이 개별 포털사이트의 프로그램을 쓸 때는 속도가 떨어졌다. 하드웨어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함께 진행해야 하는 ‘최적화’ 작업이 다소 미흡한 건 아닐까 싶다.
웹페이지에 접속할 때마다 3G로 연결되는지 무선랜(WiFi)으로 연결되는지 알리는 메시지가 표시되는 건 친절하다. 많은 스마트폰에서 3G 표시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 별도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으면 요금 폭탄을 맞는다는 불평이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오즈 서비스는 3G로 연결해야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오즈 서비스를 쓰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즈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LG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기도 편했다. 클릭 한 번으로 쉽게 TV를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안테나를 따로 갖고 다니지 않아도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청 품질이 좋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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