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1세대 서갑수 회장 주가조작 횡령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3일 19시 54분


주가조작- 회삿돈 612억 횡령…‘벤처캐피털 1세대’의 몰락

NHN과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대표적인 벤처회사들을 키워낸 국내 벤처투자회사 1세대 서갑수 전 한국기술투자(KTIC) 회장(63)이 수백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유상범)는 회삿돈 612억 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98억 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서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공범으로 서 전 회장의 아들 KTIC 홀딩스 전 대표(36)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KTIC 관계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 씨 등은 2008년 3월부터 1년 반 동안 홍콩계 헤지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 등과 짜고 계열사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35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계열사 자산 336억 원을 주가조작 자금 등으로 빼돌리는 한편 S상선을 인수하면서 인수회사의 자산 471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국내 제1호 벤처캐피탈 운영자인 서 전 회장은 KTIC 설립 후 24년 동안 NHN과 메가스터디 등 520여개의 벤처회사에 투자해 이 중 120여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도록 하는 산파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8년 닥친 세계적 금융위기로 해외 자금 유치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경영이 악화됐고 250억원을 투자했던 일본계 투자회사인 SBI코리아홀딩스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결국 18일 SBI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서 전 회장 측을 해임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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