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정지출률 G20서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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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4일 03시 00분


작년 경기부양 등에 GDP의 3.6% 투입… 재정건전성 비상

지난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지출한 재정 규모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재정 지출을 많이 한 상태에서 학교 무상급식 확대처럼 재원조달 방법이 불투명한 정책이 시행되면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나라 살림살이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이런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이 23일 ‘이명박 정부 2년 국정성과평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재정정책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한 재정지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6%였다. 이는 G20 국가 가운데 러시아(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G20 국가 전체 평균 재정지출 비율(2.0%)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5.0%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2.7%로 낮춰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연초 업무보고에서 밝혔지만 무상급식 등 예상치 못했던 분야에 돈을 쓰다 보면 건전성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박 센터장은 “세계적인 재정악화의 심각성을 감안해 한국도 ‘중장기 재정건전화 종합대책’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고령화로 인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예산 수요와 만약의 경제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장관은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한국의 현실에 맞는 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유럽 국가와 달리 국방비 부담이 큰 나라인데 미국 일본도 하지 못하는 무상급식 전면 실시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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