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펀드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한국 주가종합지수는 약 50%에 이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동안 최고 수익을 낸 펀드는 10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반면 최하 수익을 낸 펀드는 수익률이 20∼30%에 불과해 그 편차가 매우 심했다.
올해 역시 증시가 개장한 지 겨우 2개월 반이 지났음에도 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 설정액 50억 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이달 12일을 기준으로 성장형 펀드 가운데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0.2%, 성과가 가장 나쁜 펀드는 ―7.0%로 수익률 차가 6.8%포인트에 달했다. 가치형 펀드의 경우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수익률이 1.6%, 성과가 가장 나쁜 펀드는 수익률이 ―4.2%로 역시 5.8%포인트의 차를 보였다.
이처럼 펀드 간 수익률 차가 확대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종목 발굴과 편입비중 조절 능력의 차이다. 펀드는 종목들의 합으로 구성된다. 어떤 종목을 발굴해 편입하고 언제 어느 정도 비중을 조절하느냐에 따라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
필자가 여러 자산운용사를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의 경우 틀림없이 종목 선택능력이나 비중 조절에서 그렇지 않은 펀드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처럼 증시의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이런 능력을 가진 펀드와 그렇지 못한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특정 기간의 펀드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해당 펀드를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단기간 특정 종목의 주가 상승이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순 있으나 이것이 장기적으로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한다. 반면 장기적으로 성과가 우수한 펀드는 시장의 성격이 바뀌는 여러 국면에서 능력이 검증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펀드에 주목해야 한다.
또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는 운용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운용사들은 대부분 증권사 리서치에 의존했다. 하지만 최근엔 펀드 수익률이 우수한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체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종목을 더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서치 기반이 튼튼한 펀드를 주목할 만하다.
국내 증시에는 1950여 개 종목이 상장돼 있으나 판매되는 펀드는 9500여 개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고민되겠지만 지금까지 언급한 원칙을 가진 펀드를 택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우수하고 안정된 펀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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