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국민소득 1만7175달러… 5년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7일 03시 00분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급감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7000달러대로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화 기준으로는 경제 규모가 커졌지만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달러 기준 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은 2009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7175달러로 2008년(1만9296달러)보다 11%(2121달러)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반면 지난해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2192만3000원으로 2008년(2127만5000원)보다 3% 증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은 늘었지만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이 1276.4원으로 2008년(1102.6원)에 비해 15.8%나 급등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기준 소득은 급감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063조1000억 원으로 2008년보다 3.6% 늘었다. 반면 달러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0.5% 감소한 8329억 달러를 나타냈다. 실질 GDP 증가율(경제성장률) 잠정치는 1월 발표했던 속보치와 같은 0.2%로 추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의 ―5.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민간소비 및 재화수출 증가세도 둔화됐지만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며 “경제성장은 계속됐지만 달러 기준 국민소득이 하락한 것은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0.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해 1983년(28.9%) 이후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총투자율도 전년보다 5.2%포인트 떨어진 25.8%를 기록해 1998년 25.2%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저축과 투자가 크게 줄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국장은 “올해 환율이 현재 수준인 1100원대를 유지해도 1인당 소득 2만 달러 회복은 무난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가 줄었지만 올해는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