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해법 찾은 그리스, 증시에 긍정 영향 얼마나…

시장이 예상했던 것처럼 그리스 사태는 막판에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25, 26일 양일간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U-국제통화기금(IMF) 공동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이 나왔다. 유로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유로존 국가들과 그리스 간의 쌍무적 차관 공여(이자부 대출)와 IMF 자금지원을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 방안은 EU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었다. 유로화의 가치를 보존함과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등 자금지원 부담이 큰 국가가 자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정치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질적인 감독권을 가진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스의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실행될지도 의문이었다.

EU가 통합경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통화’는 합쳤으나 ‘재정’은 합치지 못한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EU와 IMF가 공동으로 그리스에 약 220억 유로를 지원한다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자금의 3분의 2를 EU가, 3분의 1은 IMF가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U 국가별 분담금은 유럽중앙은행(ECB) 지분에 준해서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18.9%) 프랑스(14.2%) 이탈리아(12.5%) 스페인(8.3%) 순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지원은 독일과 프랑스의 몫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사태 흐름으로 볼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당 폭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됐다. 관심은 2분기 국채 발행의 가산금리 수준이다. 참고로 3월 초에 발행한 국채는 6.47% 금리에 판매됐는데 기준금리에 3.1%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둘째, 포르투갈을 포함해 주변국 전염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유럽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하며 불안감이 재연됐지만 등급 조정의 성격은 다른 신용평가기관의 등급 수준에 따라가는 일종의 키 맞추기에 가깝다.

셋째, 유로화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IMF 개입이 유로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자체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IMF가 개입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유로존의 결속력을 흔들 수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해결국면에 들어섰고 주변 국가로의 전염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다. 다만 현 주가가 그리스 사태의 낙관적 해결을 예상하며 선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에 새로운 호재로 평가되기는 어렵다. 월말 월초가 끼인 이번 주에는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2월 산업생산과 3월 수출입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에선 3월 ISM제조업지수와 고용동향이 발표된다. 고용시장의 해빙 여부가 관건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