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금융]서울 강남에 ‘선진국형 자산시장’ 구축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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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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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고액 자산가 70% 몰린 강남서 VVIP 마케팅

《증권업계에 ‘강남발(發) 자산관리 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도입으로 금융회사 사이의 칸막이가 없어지고 있는 데다 펀드판매사 이동제의 시행으로 ‘고객 끌어안기’가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그동안 위탁매매에 안주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해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자산관리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본시장 통합법 도입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시행

종합자산관리서비스 개발등
업계 큰손 고객 잡기 안간힘


○ 증권사들 경쟁적 특화점포 개설

‘자산관리대전’의 핵심 전장(戰場)은 큰손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에 예치된 자산 가운데 강남 3구가 서울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국내의 투자자산 10억 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 가운데 70%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강남 공략을 선포한 대우증권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직접투자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인 ‘신논현지점’을 신설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최상위고객(VVIP)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종합컨설팅을 제공하는 특화지점인 ‘PB Class 갤러리아’를 청담동에 신설하는 등 강남권에 3개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UHNW·Ultra High Net Worth)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지점을 잇달아 열고 있다. 특히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 내의 ‘FN삼성타운’은 전용면적 1930m²(584평)로 국내 최대 규모다. 독립된 상담실만 9개에 이르며 6개의 PB팀을 운영해 다양한 고객의 입맛에 맞는 특화된 고객관리를 선보이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강남 공략을 통해 양강 구도를 깨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월 도곡동 사거리에 대치동센트레빌 지점을 여는 등 명품PB강남센터를 중심으로 강남 요충지에 영업소 6곳을 배치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강남권에 시스템 트레이딩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특화점포인 ‘강남역 S&G센터’를 지난해 말 신설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강남권에만 26개의 중대형 자산관리형 점포들을 집중시켰고 미래에셋증권도 초우량자산고객에게 차별화된 토털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WM센터를 열었다.

○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잇단 출시

자본시장법 및 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과 함께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자산을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자산관리서비스를 브랜드화하고 있다. 투자문화가 바뀌면서 패러다임이 상품판매에서 전문적인 투자컨설팅과 사후관리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새로운 자산관리서비스인 ‘I'M YOU(아임유)’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2주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증시분석 모델인 ‘KIS투자시계’를 활용해 투자성향에 맞게 고객자산을 배분하고 편입자산을 선정하는 등 체계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1월 대표 자산관리 브랜드인 ‘QnA’를 선보였다. Q&A를 브랜드로 이미지화해 ‘자산관리의 정답을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펀드를 객관적으로 선택 및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Choice & Care’ 서비스, ‘QnA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장기재정목표 달성을 위한 ‘QnA 파이낸셜 플래닝’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대신증권은 다양한 금리혜택과 펀드사후관리 서비스를 통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빌리브 서비스’를 통해 최대 9%까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우대금리를 준다. 펀드담보대출, 고객들에게 보유펀드에 대한 건강진단과 처방을 무료로 제공하는 ‘펀드투자건강 서비스’ 등을 내놓고 금융 주치의를 자처하고 있다.

2007년 ‘옥토’라는 자산관리서비스를 최초로 내놓은 우리투자증권은 펀드의 현재 운용 상태를 점검하고 최적의 포토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는 ‘펀드 GPS 시스템’과 ‘펀드 바로전환 서비스’, ‘수익형RP+적립식 패키지’ 등을 내놨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2월 초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STORY(스토리)’를 도입했다. 특히 불완전 판매에 대해 펀드리콜을 해 주는 ‘펀드판매 품질보증제’로 인기를 끌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9월 선진자산관리 시스템을 표방하는 ‘POP(팝)’을 새로운 브랜드로 도입해 PB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던 자산관리서비스를 전사적 시스템으로 확장했다.

○ 골프대회, 파격대우…전략도 다양

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인 윤지원 프로를 직원으로 영입해 골프 레슨 세미나, 일대일 맞춤형 티칭, 동반라운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9개월 동안 전국 스크린골프 토너먼트를 시작했고 프로암 대회인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6월) 등도 열린다.

자산관리의 핵심인 우수 인재를 끌어오려는 경쟁도 뜨겁다. 삼성증권은 관리자산 1000억 원 이상의 ‘마스터 PB’ 36명에게 전용 사무실 제공, 해외연수 지원 등 임원급 대우를 해주고 있다. 이기훈 삼성증권 리테일사업본부 상무는 “업계 트렌드가 자산관리영업으로 넘어오면서 핵심 PB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 파격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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