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손해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는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다. 개별적으로 팔던 보험 상품을 합친 결합보험, 다양한
위험을 한꺼번에 보장하는 종합보험 등이 ‘컨버전스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여러 종류의 보험 가운데 어떤 상품을
결합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선호도가 달라지는 만큼 각 손보사는 아이디어로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카+홈’‘건강+화재…’ 등 개별가입보다 보험료 저렴
“불필요한 보험비용 부담 꼼꼼히 따진 후 가입하길”
○ 두 개를 하나로 결합
컨버전스 보험의 장점은 대형 마트에서 묶음 상품을 살 때처럼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또 개별적으로 가입할 때는 보험기간이 서로 다르고 보장내용도 상이할 때가 많지만 통합 가입하면 여러 보험에 대한 일종의 ‘포트폴리오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삼성화재의 ‘애니카홈플랜’은 컨버전스 보험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자동차보험인 ‘애니카’와 집보험 ‘애니홈’을 통합한 상품. 한 번의 가입으로 자동차보험은 물론이고 각종 가정생활 리스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애니카홈플랜을 통해 두 보험에 함께 가입하면 집보험인 애니홈 보험료를 8% 깎아주고, 1년 후 갱신하면 12.6%를 할인해주는 게 특징. 2월 10일 출시된 후 지난달 24일 현재 가입 건수는 502건. 같은 기간 기존의 단독형 집보험인 ‘애니홈종합보험’의 791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융합형 상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진다는 게 삼성화재 측 설명이다.
이 회사의 ‘애니비즈기업종합보험’도 화재보험과 영업배상책임보험을 묶은 상품이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 자영업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재산손해와 배상책임손해를 한꺼번에 보장해준다. 가장 큰 매력은 보험료 절감 효과. 개별적으로 각각 가입하는 것보다 평균 10% 이상 보험료가 싸다.
녹색보험으로 인기를 끄는 자전거보험과 운전자보험을 묶은 결합상품도 있다.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 파워 ECO 운전자보험’은 운전자보험에 자전거보험을 특약 형태로 결합했다. 보험료가 1% 정도 저렴하다. 자전거를 보상해주면서 8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장기보험인 것도 특징이다.
○ 여러 개를 하나로 통합
LIG손해보험의 ‘LIG웰빙보험’은 일상생활 중 상해와 각종 질병을 100세까지 보장하는 건강보험상품인 동시에 자동차 운전자 화재 배상책임 등 여러 손해보험을 하나로 묶은 통합 상품이다. 최대 65개에 이르는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 번 가입하면 100세까지 상해나 질병에 대해 본인 부담금을 제외한 의료실비를 최고 5000만 원까지 보장한다. 본인의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이고 부모까지 피보험자를 확대할 수 있어 3대가 함께 가입할 수 있는 데다 가족 구성원별로 특약 구성이 가능하다.
동부화재의 ‘프로미라이프 컨버전스보험’ 역시 상해 질병 건강 등에 대한 보장뿐 아니라 생명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없는 운전 중 손해, 배상책임, 재물손해, 자동차보험 등 여러 위험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대 6명까지 가족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계약자에게 홈케어, 간병사 소개, 장례 제휴, 자동차 관리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지난해 7월 나온 메리츠화재의 ‘스위트홈종합보험’도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폭발 파열 등에 따른 주택 손해를 보장하면서 임시 주거비 보장을 통해 이사비용까지 보상하는 융합형 상품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로 극성을 부리는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에 대한 보장까지 신설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면 실제 금전손실액의 70%를 보상한다. 신용카드 도난으로 손해를 보거나 유괴 또는 강력범죄 사고에 대한 위로금도 보장한다.
NH보험은 어린이의 위험에 초점을 맞춘 종합보험인 ‘베스트 아이사랑 보험’을 판매한다. 진단 입원 수술 등에 대한 정액보장(생명보험), 배상책임 의료비 보장 등에 대한 실비보장(손해보험), 자녀학자금(교육보험) 등을 통합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만큼 고객의 필요를 반영한 다양한 유형의 결합 및 통합 상품들이 앞으로도 잇달아 나올 예정”이라며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여러 위험을 한꺼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점은 매력이지만 자신에게 불필요한 보험까지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상품을 비교해 가며 꼼꼼히 따진 뒤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