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부채, 1인당 소득의 80% 차지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작년 평균 1754만원 대출
4인가족 이자 200만원 넘어


지난해 개인들이 금융기관에 진 빚이 소득의 8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개인부채 비율도 1.5배에 달해 미국보다 높았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 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 2192만 원의 80.0%에 달했다. 1인당 GNI에 대한 개인부채비율이 80% 선에 이른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02년 68.9%를 기록한 뒤 2004년까지 하락하다 2006년 73.8%, 2008년 77.8%로 급등했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개인이 금융기관에 내야 하는 이자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금융부채로 인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1월 46만3800원이었다가 지난해 10월 50만4400원으로 50만 원대를 넘어선 뒤 계속 늘어나고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구가 원금을 제외한 이자로만 연간 200만 원 넘게 내고 있는 셈이다.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뺀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부채 비율 역시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153%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129%), 캐나다(150%)보다 높고 영국(159%)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실제 가계생활에서 느끼는 빚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개인부채가 늘고 있는 것은 소득 증가는 더딘 반면 부채는 빠르게 불어난 탓이다. 1인당 개인부채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3.5%에 그쳤지만 부채 증가율은 6.3%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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