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 이제 위대한 성장이다 삼정KPMG경제연구원 / 316쪽·1만4000원·원앤원북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의 글로벌경제위기의 충격은 컸다.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로 덩치 큰 재벌기업이 잇달아 무너지는 사태를 목격한 기업들은 부채와 투자를 줄이고 내실을 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런 경향은 더욱 굳혀졌다. 기업들은 내부에 자금을 쌓아놓고도 불안한 듯 투자를 꺼렸고 가정과 개인도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러워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느라 풀어놓은 돈이 부동자금으로 변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도 주식도 투자의 매력을 잃었고 웬만한 비즈니스에는 투자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돈 가진 사람과 기업에 투자를 권유하고 있으니 ‘경제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밖을 나가 보라.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중국 상하이에만 가 봐도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너무 복닥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두 번의 경제위기에 휩쓸려 우리 자신이 너무 움츠러든 것은 아닌가.
경제연구원이나 컨설팅회사들은 매우 조심스러운 법이다. 광고회사처럼 대담한 호기를 부렸다가는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받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회계컨설팅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는 삼정KPMG의 싱크탱크인 산하 경제연구원임에도 과감한 주장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과감한 성장을 통해 경제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호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기업들이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이루어 실질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기이고, 중소기업도 세계 속의 스몰 자이언츠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녹색성장 그리노믹스와 뉴FTA시대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국경을 넘은 기업인수로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과 일본이 과감하게 외국 기업 인수에 나서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고 기회가 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의 국력에 비해 취약한 부문을 보강하면서 적극 기회를 찾아야 한다. 저자는 국제기구로의 한국인 진출을 확대하고 해외시장의 환경과 규제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글로벌 정보네트워크를 보강하며 한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70년대부터의 본격적인 경제개발 이후 한국은 끊임없이 위기를 맞았고 용케 고비마다 위기를 극복해냈다. 위기를 견디고 극복해내면서 한국경제는 한층 튼튼한 체력을 다지고 외연을 넓혀 왔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에 이 책에서 꿈과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급변하는 경영 환경… 기본으로 돌아가라 ▼
원 모어 / 홀리 그린 지음·김지현 옮김 / 344쪽·1만5000원·비즈니스맵
지난 20여 년간 업무환경은 크게 변화해 왔다. 책상마다 한 대꼴로 컴퓨터가 놓였고 e메일이 가장 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됐다. 20여 년 전에는 ‘평생직장’이 대세였으나 이제 평생직장을 꿈꾸는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자’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경영컨설팅 전문가인 저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경영자와 관리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본기’를 전달한다. 우선 경영의 기본 중의 기본인 ‘전략 기획’의 중요성과 그 수립 과정부터 설명한다. 또 기업 내부의 강점과 약점, 외부의 위협요소와 기회요소를 진단할 수 있는 ‘SWOT 분석’도 친절히 설명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인 사명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저자는 조직 내의 원활한 소통 방법, 효과적인 피드백, 진화의 기술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경영 전반의 주제들을 종합해 경영학 원론 수준으로 쉽게 쓴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최고 신상품’ 투명콜라가 참패한 까닭은 ▼
경영자 vs 마케터 / 알 리스, 로라 리스 지음·최기철 이장우 옮김 / 344쪽·1만6000원·흐름출판
18년 전. ‘크리스털 펩시(Crystal Pepsi)’라는 이름의 ‘투명 콜라’가 출시됐다. 코카콜라가 절대적 일인자로 군림하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새바람을 일으키려 골몰하던 펩시가 내놓은 신제품.
시작은 좋았다. 크리스털 펩시는 12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식음료 부문 ‘올해의 최우수 신상품’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1년 뒤 이 제품은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흐지부지 사라졌다.
두 저자는 모녀다. 40여 년간 미국 유수 기업의 경영자와 마케팅 책임자에게 컨설팅을 해온 이들은 두 직책의 본질적 시각차가 크리스털 펩시의 실패를 낳았다고 해석했다. 투명 맥주, 투명 치약, 투명 주방 세제 등 당시 미국을 휩쓸던 투명 소비재 붐에 편승했지만 ‘콜라는 적갈색’이라는 고정 관념의 파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다. 이 사례 외에도 아이팟, 말버러, 듀라셀 등 품목별 대표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한 사례를 들며 경영자와 마케터의 사고방식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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