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헤지펀드 회사인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테드 지데스 프로테제 회장 간의 내기가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버핏 회장은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고 프로테제 회장은 헤지펀드에 투자해 향후 10년간의 수익률을 비교하여 승자를 가른다는 내용.
단순 수익률만 비교한다면 국제 증권시장이나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간 이익을 올리는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버핏은 장기간 투자할 경우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헤지펀드 수익률보다 나을 확률이 60%나 된다고 보았다.
실제 미국의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사(社)가 1995년에서 2004년까지 10년간 조사한 ‘액티브펀드(주식시장의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를 보면 5년 수익률은 54%, 10년 수익률의 경우 79%가 인덱스펀드의 수익률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가 별로 들지 않는 인덱스펀드에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하는 것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투자하는 액티브펀드보다 좋은 투자 수단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 결국 펀드매니저들의 운용능력이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인덱스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03년 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가 펀드 스타일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인덱스펀드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며 국내에서도 인덱스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2일까지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 3500여억 원을 환매한 반면 인덱스펀드에는 5200여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인덱스펀드의 저렴한 수수료와 잘못된 펀드 선택에 따른 손실 최소화 등의 장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은 펀드 투자자들이 무작정 고수익만 좇던 과거에 비하면 투자 문화가 성숙된 것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박스권 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으로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저평가된 편이다. 또 국가 재정의 건전성과 안정된 통화가치, 기업 선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 또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 시점에서 인덱스펀드 투자는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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