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주식시장이 급등하며 코스피가 올해 최고치를 돌파했다. 한 달 전만 해도 비관적 시각이 팽배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근거한다.
첫째, 1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지난해 실적회복의 원동력은 비용절감에 있다. 적자에 직면했던 상황에서 기업은 비용절감에 주력해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후발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면서 산업 내 경쟁구도가 약해졌고 미세한 수요 회복에도 마진 개선이 가능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1분기에는 예상보다 강한 수요가 실적호전을 이끌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요, 글로벌 경기회복과 업황 바닥 통과에 따른 수요, 아시아 통화 강세 및 중국 내수부양에 따른 수요가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요인은 기업이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 대기업 설비투자가 재개되면서 중소형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통신업종의 중소형 장비와 부품업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할 것이다.
둘째,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 3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6조1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 주식을 쓸어 담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몇 가지 긍정적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탄탄한 기업실적 전망이 외국인 시각 선회의 일등공신이다. 여기에 원화강세 전망, 신흥시장 펀드로의 자금 유입, 중국 내수부양 수혜도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외국인이 수급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이며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을 거뜬히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국내외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됐다는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일례로 2월 산업생산 동향과 3월 수출입 동향은 우리 경제가 회복을 넘어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물론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그만큼 반감됐다.
궁금한 점은 파죽지세의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수급 구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실적발표 이전에 주가가 실적호전 가능성을 미리 반영하며 상승했기 때문에 실적발표 시점에선 의외로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 조급한 마음에 이끌려 외국인 매매를 따라가는 대응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못하다. 한발 떨어져 여유를 갖고 매매 타이밍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있다. 정책금리는 동결이 예상된다. 유로존은 전반적인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 금리를 인상할 여유가 없다. 국내에선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오는 격인데 성장과 물가에 대한 기본 견해를 밝힐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은 향후 정책금리의 인상 시기를 점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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