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엔화-부동산 흐름 읽으면서 투자 조절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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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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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지역 경제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3월 수출과 2월 산업생산이 호조세를 나타냈고 주가는 1월 하순의 고점을 넘어섰다. 주가가 오르자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 매수 열기가 뜨겁다.

완만한 경기회복이 이어지되 출구전략이 급하지 않은 지금은 주식 투자자 편에서 볼 때 투자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든 정책당국자든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엔화 약세의 추이, 대내적으로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0엔당 118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 1300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빠른 속도의 하락세다. 일본의 경제 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나쁘고 이를 반영해 일본 정책당국이 단기 유동성 공급 규모를 확대한 것이 엔화 약세의 이유로 판단된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캐리 트레이딩이 잦아들고 엔 캐리 트레이딩이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 여건에 발맞춰 단기금리가 오를 수 있는 달러보다는 엔화를 이용한 투자가 더욱 유리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사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유지한 데는 원화의 전반적 약세, 특히 엔화에 대한 원화의 약세가 큰 역할을 했다. 기존의 엔 캐리 트레이딩이 달러 캐리 트레이딩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제 반대로 엔화 약세가 진행된다면 우리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추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주택보급률과 수도권 집중, 가구 분화 현상 등이 주택 가격의 큰 폭 하락을 막고는 있다. 하지만 지방 분양 물량이 많았던 성원, 남양 등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은 현재 지방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게다가 일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과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자산의 70∼80% 이상을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국내 가계의 소비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쌓아놓은 결과를 보면 엔화 약세를 너무 겁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엔화 약세 자체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도 그동안 강화된 규제만 풀어도 다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엔화 약세든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이든 효과가 누적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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