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 생산 소비 부문에서 미국 경제의 개선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부양책으로 겨우 회복세를 지탱해 온 미국 경제가 견고한 회복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할 수 있을 만큼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특히 실업률의 움직임은 더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수석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틴 콘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 존 프라빈 프루덴셜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등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미국 경제 진단을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 고무적인 일자리 증가세…소비 부문은 회복 불투명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고용동향 수치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위스 S&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는 최근 5개월 가운데 3개월 동안 순증했다”며 “인구센서스를 위한 임시직 고용 요인을 제외하고도 3월의 일자리 증가폭은 놀랄 만큼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는 이제 확실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16만2000개 늘어 2007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007년 12월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후 매달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6만4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1만4000개가 늘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생산 측면의 회복세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프라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지수가 지난달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높아졌고 서비스업지수도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며 “현재의 ISM 제조업 및 서비스업지수 수준이 유지되면 경제성장률 3%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 미국 경제의 확실한 회복세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성원 교수는 “한 달에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야 현재 수준의 실업률이 그나마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스틴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에서 아직 확실한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기업투자도 회복세가 약하다”고 진단했다.
○ FRB, 조기 금리 인상 없을 것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FRB가 조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이 낮다는 점에서 FRB의 조기 금리 인상을 점치는 것은 무리”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종전 전망을 바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골드스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봄은 돼야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고 프라빈 수석이코노미스트도 “FRB가 금리에 대한 기조를 바꿀 이유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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