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中부동산 내년 붕괴?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20년전 日상황과 매우 유사”
인터넷서 찬반논란 뜨거워


중국 정부의 잇따른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계속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시장이 무너졌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등 사회불안 요인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궈지셴취다오(國際先驅導)보는 인터넷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2011년 부동산 붕괴론’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단순한 설(說)로 무시하기에는 근거가 그럴듯하다. 중국 경제의 2005∼2008년 상황이 일본의 1985년∼1991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부동산에 거품이 많고 경제성장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외부로부터 환율상승 압력을 받는 등 적어도 겉모습은 현재의 중국과 많이 닮았다. 이토 다카토시(伊藤隆敏) 일본 도쿄대 경제학과 교수는 “45세 이상의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중국의 현재 상황을 매우 익숙하게 느끼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후 일본은 버블이 꺼지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경제성장이 꺾이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중국도 ‘시간표’상으로 내년쯤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소리다.

반론은 거세다. 류쥔훙(劉軍紅)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일본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붕괴론은 주식시장 상황, 환율인상 과정 등에서 중요한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본은 주식시장 역시 버블이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고, 중국이 당시 일본처럼 외부의 압력에 의해 환율을 급격히 올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차오훙후이(曹紅輝)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시장연구실 주임은 “당시 일본은 공업화와 도시화가 끝난 상태였고 중국은 진행 중”이라며 “같은 수준의 비교는 무리”라고 강조했다.

3월에 등장한 이 붕괴론은 많은 논쟁과 댓글을 양산하는 등 화두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3∼5일 청명절(淸明節) 연휴기간에 베이징(北京)의 집값이 전년보다 128% 올랐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의 정책적 의지에 대한 회의론도 등장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강한 톤으로 비판하는 기사가 이례적으로 나타난 것.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원 총리가 2004년 집권 이후 끊임없이 집값 안정을 다짐해 왔지만 집권 7년째인 현재까지 집값은 계속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발언은 강경하지만 행동과 결과는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억제로 자칫 경제성장이 위축되고 지방정부와 은행, 개발업자에게 정치적 반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원 총리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따라서 시장은 원 총리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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