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은행 수신 16조↓… 사상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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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예금금리 내려 MMF로 이탈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지난달 은행 수신이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이 증권업계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옮겨가면서 시중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수신은 지난달 말 현재 1024조 원으로 전월보다 16조25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은행 수신이 감소한 것은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정기예금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든 탓이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올 초 특판예금 판매로 연 5%에 이르렀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연 3%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은행 수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옮겨오면서 자산운용사 수신은 지난달 말 현재 342조5000억 원으로 6조1200억 원 늘었다. 특히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MMF 수신은 지난달에만 7조3700억 원이 늘어나 총 82조2600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409조3000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9000억 원 늘었다. 특히 대출금리가 떨어진 데다 입주·분양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전달에 비해 1조7000억 원 늘어났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 대출은 은행의 신용대출 확대와 설 연휴 카드이용 대금 결제 등으로 3000억 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514조3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 증가해 증가폭이 전달의 2조9000억 원보다 줄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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