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들은 자국의 와인 중 어떤 것을 좋아할까? 지난 2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사이트 와인뉴스(www.winenews.it)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엑스포 ‘비니탈리(Vinitaly)’와 함께 가장 선호하는 ‘원산지 호칭 와인’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영광의 1위는 응답자 1425명 중 22%의 지지를 받은 ‘바롤로’가 차지했고 키안티 클라시코가 12%의 지지를 얻어 2위에,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프란차코르타, 아마로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엔수지애스트’는 이탈리아 와인의 전통과 혁신을 말해주는 10가지 아이콘 와인을 선정했다. 1963년 제정된 원산지 호칭 통제(DOC) 시스템에 가장 높은 등급인 DOCG가 추가된 지 30년을 기념해 나온 이번 발표를 살펴보면 이탈리아 와인을 알아가는 데 있어 기억해야 할 핵심 지역, 품종, 와인, 와이너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역으로는 전통의 피에몬테(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베네토(아마로네), 토스카나(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키안티 클라시코)를 비롯해 최근 무섭게 부상 중인 남부 와인의 거점 캄파니아(타우라시)와 시칠리아 등이 고르게 선정됐다.
품종으로는 피오 체자레의 바롤로와 안젤로 가야의 바르바레스코가 네비올로를 짚어줬고, 산조베제의 대표 와인으로는 ‘키안티의 창시자’로 알려진 리카솔리의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가 선정됐다. ‘남부의 네비올로’라 불릴 만큼 빼어난 산도와 탄탄한 타닌감을 자랑하는 알리아니코로 만든 와인으로는 마스트로베라르디노의 타우라시 라디치 리제르바가 뽑혔다. 플라네타의 산타 시칠리아는 시칠리아 섬 고유 품종인 네로 다볼라 100%로 만들었다.
1800년대 후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비온디 산티의 업적을 놓쳤을 리 없다. 브루넬로로 만드는 이 와인은 특히 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는 코르비나를 주축으로 지역 토종 품종을 섞어 만든다. 볏짚에서 3, 4개월 건조시킨 포도의 높은 당분을 모두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고 한 모금만 마셔도 강렬한 개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알레그리니, 스페리, 퀸타렐리 등 쟁쟁한 와이너리를 제치고 선정된 명가는 베르타니다. 이탈리아 땅에서 재현한 보르도 와인의 맛을 보고 싶다면 오르넬라이아와 사시카이아가 답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혁신을 말하면서 티냐넬로를 빼놓았다면 말이 안 됐을 것이다. 대표적인 슈퍼 토스카나 와인으로 꼽히는 이 세 와인의 명성은 국내에서도 대단하다.
지금 베네토의 베로나에서는 올해로 44회째를 맞는 비니탈리가 열리고 있다. 4월 초만 되면 어김없이 이탈리아 와인이 그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번 주의 와인 - 타우라시 라디치 리제르바, 마스트로베라르디노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캄파니아 테루아르를 지켜온 최고의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타우라시는 알리아니코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최적의 장소다. 오크통에서 30개월이 넘게 숙성시킨 뒤 다시 병에서 18개월을 숙성시킨 후에야 비로소 출시되는 이 와인은 40년 넘게 장기 보관할 수 있다. 산조베제, 네비올로 다음으로 언급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품종인 알리아니코 100%로 만들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