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금강산관광 사업자 中으로 바꿀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기업協우려… 정부 “정치공세”

북한이 금강산관광 계약 무효를 선언한 데 대해 현대아산과 이 회사 협력업체 모임인 금강산기업협의회(금기협)는 9일 “북측의 의도가 단순한 협박이 아니며 실제로 현대아산 대신 중국 업체를 새로운 관광 사업자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산가족면회소 등 남한 정부 자산의 동결로 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거나 인접한 일부 민간사업자들도 사실상 함께 발이 묶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기협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북측 동결조치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실제로 사업자 교체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럴 경우 협력업체들은 사실상 관광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온천장 건물에 사업장이 있는 제이앤디헬스케어 등 세 곳은 이번 자산동결 조치로 출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정부가 나서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내주 초 통일부를 방문해 현인택 장관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로 했다.

금기협 측은 현대아산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 관광공사가 소유한 온천장과 문예회관(공연 장소), 면세점 등을 북한이 일괄적으로 넘겨받아 직접 혹은 중국 사업자 등을 내세워 관광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사업자 세 곳이 이달 중순부터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정치공세’이며 계획된 단계적 조치의 하나로 보인다”며 “북한과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회담 날짜를 먼저 정하거나 통지문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