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자산운용의 퇴직연금펀드인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목표 시기(2010년, 2015년, 2020년, 2025년 등)를 설정하고 남은 기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로 국내에서도 가입할 수 있으며 달러나 유로로 투자할 수 있다.
피델리티는 1996년 미국에서 라이프사이클 펀드인 ‘피델리티 프리덤펀드’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40년의 투자경험과 리서치 네트워크를 통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기준으로 전 세계 상장종목의 99%에 투자하는 것이 장점이다. 프리덤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이 9000만 달러(약 1000억 원)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퇴직연금펀드는 장기간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자산 배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해진 기간에 동일한 비율로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보다는 탄력적인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시장 상황과 목표시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자산 비중을 적절히 조정하고 있다. 목표시점이 많이 남았을 때에는 위험자산인 주식비중을 늘리고 점차 채권과 단기상품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예를 들어 2010년 목표펀드는 투자자산 회수시점이 임박해 채권(48.0%)과 현금(26.3%)의 비중이 높다. 반면 투자자산 회수시점이 30년 이상 남은 2040년 목표펀드는 주식비중이 전체 자산의 99.7%를 차지하고 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 측은 “한국 미국 영국 홍콩 등에서 피델리티가 ‘은퇴준비지수’를 계산해 본 결과 공통적으로 자산배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적절한 자산배분이 성공적인 은퇴 준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서욱 피델리티 자산운용 상무는 생애주기 투자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현재 연령과 투자기간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위험부담 수준을 정하고 △위험부담 수준을 고려해 초기자산을 배분하고 △은퇴에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시스템적인 자산 재분배 계획을 수립하라고 조언했다. 서 상무는 “현실적으로 투자자 개인이 주기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정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목표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자산배분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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