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 광고]올레 KT 월드컵 캠페인 광고

2002월드컵 감동 다시 한번…마이크 앞에 선 ‘황선홍 밴드’

사진 제공 제일기획

비장한 눈빛의 황선홍이 휴대전화에서 유상철의 번호를 누른다. 그리고 말한다. “상철아, 애들 모아라.”

사람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광고 이후 이들이 다시 뭉친 곳은 엉뚱하게도 ‘녹음실’이다. 황선홍 선수를 비롯한 유상철 최진철 김태영 선수 등 2002 한일 월드컵 감동의 주인공들이 이번엔 2010 월드컵 한국팀의 응원가를 녹음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모였다. 이들은 썩 훌륭하지 않은(?) 노래실력에도 불구하고 안간힘을 다해 응원가를 부른다. 최선을 다하는 월드컵 영웅들의 인간적 모습은 광고에 진정성을 더한다. 콘티에조차 전혀 없던 최진철 선수의 의도치 않은 ‘삑사리’는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황선홍 밴드’를 앞세운 올레 KT의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 캠페인 광고는 새로운 응원 문화를 열어갈 ‘창의성’에 가장 큰 역점을 뒀다. 2002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 캠페인의 핵심 포인트는 이미 다 ‘익숙한 옛 것’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2002 월드컵이 열린 것도 벌써 8년 전. 그 사이 ‘월드컵이라면 무조건 모이고, 애국심 아래 하나 돼 필승을 다짐하던’ 시대는 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었다. 8년 전과 비슷한 아이템으로 ‘물량 공세’만 퍼부어서는 성공적인 캠페인을 이끌기가 어려워 보였다.

과거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새로운 발상, 국민이 진정으로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응원문화, 다 함께 ‘올레!’를 외칠 수 있는 새로운 캠페인. 그 답을 우리는 응원가, 그것도 2002년 감동을 일궈낸 선배들이 직접 후배를 위해 부르는 응원가에서 찾았다. 그 결정체가 바로 황선홍 밴드였다.

사실 응원가는 언제나 월드컵 캠페인의 중심에 있었다. ‘어떤 응원가를 어떤 가수가 부르느냐’는 월드컵 시즌마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당초 이번 캠페인에서도 광고 주인공으로 수많은 공연형 가수와 아이돌 가수를 검토했다. 부를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새롭진 않았다. ‘누가 부르면 가장 새로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발견한 것이 황선홍 밴드였다. 황선홍 밴드의 탄생은 ‘응원가는 노래 솜씨보다 마음을 담아야 하는데, 직접 월드컵을 경험한 사람이 부르면 더 남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역발상이 낳은 이들 밴드 멤버는 비록 가창력은 가수들보다 떨어지지만 대한민국 그 어떤 가수보다도 절실하고 진실하게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의외성’과 ‘진정성’을 공략한 이런 접근은 혁신과 역발상을 핵심 기업가치로 하는 올레 KT에도 딱 맞는, 차별화된 출발이었다.

이번 광고에서 황선홍 밴드 멤버들은 자기들끼리도 그 상황이 재미있는지 서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올레!’를 외친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누리꾼들은 ‘진지한 분들인 줄 알았는데 정말 재미있다’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패러디한 콘텐츠도 속속 줄을 잇고 있다. 과거 ‘돼지바’ 광고에 등장한 임채무 씨나 ‘국민 할매’로 떠오른 김태원 씨의 변신처럼, 무게감 있던 존재들이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황선홍 밴드는 2002 월드컵의 영웅을 넘어 2010 월드컵을 ‘새롭고 즐겁게’ 응원하는 아이콘으로 재탄생했다. 캠페인을 지켜보는 대한민국 국민들 역시 황선홍 밴드의 변신한 모습에 놀라고, 그 진실성과 노력에 함께 웃고 울게 될 것이다. 2010년 대한민국의 월드컵 응원을 책임질 황선홍 밴드의 ‘올레스러운’ 응원을 기대해 본다.

한보현 제일기획 광고6팀 프로(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