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예상치 못한 선물로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단기적으론 금융업종 주가에 긍정적이다. 신용등급 조정으로 해외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차를 두고 은행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 해외 차입여건 개선과 가산금리의 하락도 예상된다. 은행업종은 올해 △실적호전 기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 △건전성 우려 희석을 근거로 주가가 회복 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무디스 효과가 또 하나의 상승 추세(모멘텀)로 작용한다.
이번 등급 조정이 한국 국채의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과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연결된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것이다. 지금 당장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하기는 어렵지만 주식형펀드의 환매 규모가 줄어들 여지가 있고 스마트 머니가 직접투자 패턴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9%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기저효과에 따른 수치상의 왜곡을 제외하더라도 고속 성장국면에 들어섰다. 작년 4분기 10.7%에 이어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해 경기가 본격 확장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에 그쳤다. 물가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부동산시장 과열이 걱정스럽지만 물가만 본다면 조기에 긴축을 추진할 확률이 낮아졌다. 물론 이와 같은 고성장·저물가의 이상적 조합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 긴축은 결국 시간의 문제로 봐야 한다.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반응은 미온적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 없는 반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하락하는 흐름이다. 이유는 주가가 미리 실적 호전 기대를 반영하며 상승했기 때문이다. 단기매매를 지향하는 투자자들로서는 실적 발표를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식으로 비슷한 매매 행태가 좀 더 이어질 것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시장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에 대해 주가가 상승으로 화답하고 있다. 인텔효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주에는 LG화학, KT&G, 삼성엔지니어링,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기아차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적 대비 주가 반응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2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다. 미국에선 씨티그룹, IBM, 골드만삭스, 야후, 보잉, 모건스탠리, 애플, 이베이 등 대표기업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경제지표로는 미국의 3월 기존 및 신규주택 판매를 주목해야 한다. 주택 구입에 대한 세제혜택이 4월로 종료되는 상황에서 주택 판매가 증가했는지가 궁금하다. 미국 가계가 부채 조정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중심에 주택 경기 침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주택 거래가 살아나야 하며 이를 기점으로 주택 가격이 회복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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