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미국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는 80 살이 훌쩍 넘었습니다. 일본 헬로우 키티는 올해로 36살입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 쥐와 고양이가 만든 산업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구가인 앵커) 한국의 월트 디즈니를 꿈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토종 캐릭터 '뿌까'로 매출 5000억 원, 해외 로열티 150억 원을 벌어들이는 김부경 부즈 대표를 김현수 기자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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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헐리우드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한국 캐릭터 '뿌까'의 북미 진출을 기념하는 론칭 파티. 기네스 펠트로는 한꺼번에 같은 티셔츠만 8벌을 사갔습니다.
(인터뷰) 김부경 / (주)부즈 사장·아트디렉터 " 그 매장이 할리우드 배우들이 많이 찾는 어떤 샵이거든요. 뿌까 상품들을 사재기로 연상 사가고 그랬다고 하니 상징적인 예로 반응이 좋았다고…"
뿌까는 사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사랑받는 캐릭터입니다. 남자친구를 휘어잡는 당찬 동양소녀 이미지로 120여개 국가에서 매출 5000억 원, 해외 로열티만 150억 원을 벌어들입니다.
뿌까의 아버지, 김부경 대표는 대학시절 캐릭터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 "미키마우스 같은 거 하나 만들면 재밌겠다."
자취방에서 캐릭터 만들기에 골몰했습니다. 기존 미키 마우스와 달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타깃은 어린이가 아닌 10~20대 여성으로 잡고, 신데렐라, 백설공주와 반대로 남자를 쫓아다니는 성격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반응은 냉정했습니다.
(인터뷰) "아직 캐릭터 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부정적으로 얘길 해줬거든요. 너무 좀 세다, 근데 전 그걸 좋게 생각했어요. 세다는 얘기는 진짜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가 거의 없었구나. 최소한 실패하더라도, 많이 봤던 형태의 컨텐츠로는 안 느껴지겠네 해서 밀어붙였죠"
자취방 보증금 1000만 원을 빼서 차린 사무실.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2000년 당시 인터넷 붐과 함께 e-카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뿌까는 단숨에 스타가 됐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의 흐름은 그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접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인터뷰) " 왜 접었냐 하면 한국에서 캐릭터 산업이라고 하면 브랜드 산업이라고 하는 인식자체가 부족한, 인식이 안 돼있는 시장이라 설득하는 것 자체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은 좀 있다… 예를 들면 캐릭터 산업 한다고 하면 애니메이션 제작 일을 한다고 생각하든지, 제조업 팬시사업 한다고…"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월트 디즈니에 이어 워너브라더스 같은 쟁쟁한 업체와 손을 잡고 특히 유럽과 중남미에서 뿌까 열풍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해외는 반면에 메이저 시장이면 메이저 시장일수록 진출하기 쉬웠어요. 어떤 의미냐면 일단 컨텐츠만 괜찮으면 월트 디즈니나 워너에서 이 컨텐츠로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어마어마한 산업의 판이 있고, 얘를 가지고 돈벌 수 있는 지 계산이 나오잖아요. 컨텐츠만 괜찮으면 손을 내밀더라고요."
올해 10살이 된 뿌까는 인형 뿐 아니라 의류, 가방, 구두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월트 디즈니에서 인수제의도 왔지만 거절했습니다. 한국의 캐릭터로 미키 마우스처럼 오래오래 기억됐으면 합니다.
(인터뷰) "계속 계속 살길 바라죠. 살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죠. 생명력을 계속 부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죠."
조만간 월트 디즈니와 손잡고 만든 우리 전래동화 별주부전이 TV 시리즈로 나온다고 합니다. 한국의 토끼와 거북이가 캐릭터로 탄생하는 겁니다.
(인터뷰) "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로 한국의 것을 재밌게 포장해서 세계인들하고 재미를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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