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리스 부실 문제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피소로 일시적 조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큰 흐름의 주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단기적으로 오름폭이 크다 보니 한쪽에서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투자가들의 강한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다. 2007∼2008년 주가 상승기에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던 개인들 중에서 원금을 회복했거나 조금이라도 수익이 난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 주가 상승은 쉽게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 몇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올해 들어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를 경기 둔화의 신호로 볼 수 없다. 2008년 하반기부터 기업과 가계가 각각 생산과 소비를 급격하게 줄였던 바람에 2009년 내내 반대로 회복의 속도가 너무 빨랐고 이 때문에 올해 들어 경기 회복의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우리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기업 활동이 강하다. 지금 환율 수준에서 수출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양극화는 심하다. 수출 대기업들과 내수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고 늘어난 실업자도 의미 있게 줄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많은 기업은 이러한 와중에 살아남아 성장하고 있는 승자들이다. 승자들에게 있어 고용시장 불황은 오히려 득이 된다.
둘째,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고 이 자금이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들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은 결국 중앙은행들이 자금을 계속 풀고 있는가 여부로 결정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제는 출구전략을 시작하기에 미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정책 환경 아래서 풀린 돈은 한국이나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선진국들 경기가 너무 좋아져 유동성 흡수가 빨라지기 전까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듯하다.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또한 좋아질 가능성이 크므로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마냥 지속될 수는 없다. 이 과정을 통해 주가가 경제 상황에 비해 너무 오른다거나 원화 가치가 너무 강해지면 더 높은 투자수익을 좇는 자금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새로운 시장을 찾아 움직일 것이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인 상태에서 국내 금리가 낮으니 유동성 힘에 의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형펀드 환매 양상을 보면 아직 과열하고는 거리가 멀다. 각국 정부도 아직까지 팽창적 경제 정책을 철회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주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