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선진국 추격형 → 산업선도형 변신해야”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22일 03시 00분


■ 지경부 R&D 전략기획단장 임명된 황창규 前 삼성전자 사장

3년간 정부 R&D사업 총괄
“차세대 신성장동력 만들어 2020년 5大 기술강국 도약”

황창규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R&D 체제는 지금까지 선진국 추격형이었지만 앞으로는 산업 선도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2020년까지 한국을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황창규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R&D 체제는 지금까지 선진국 추격형이었지만 앞으로는 산업 선도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2020년까지 한국을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연구개발(R&D)은 ‘선진국 추격형’이었지만 앞으로는 ‘산업 선도형’ 체제로 변신해야 합니다.”

21일 지식경제부의 R&D 전략기획단장으로 공식 임명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지경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잘한 것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앞으로는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며 “차세대 대형 먹을거리를 발굴해 대한민국을 2020년까지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 단장은 앞으로 3년 동안 최경환 지경부 장관과 함께 공동 전략기획단장으로서 지경부 예산으로 수행하는 모든 R&D 사업의 방향과 예산 배분을 총괄한다. 지경부의 R&D 사업 예산은 연간 4조4000억 원에 이른다.

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자동차, 선박, 원자력 등의 분야에서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하지만 이 기술들은 2020년 이후 세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며 우리가 추구하는 R&D는 현존하는 기술의 연장선상이 아닌 비연속적(disruptive) 성격의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황 단장은 “IT와 자동차, 조선, 원자력 등 우리가 잘하고 있는 주력산업을 융·복합해 우리만의 독창적인 신산업을 만들어 가겠다”며 “부품소재와 에너지, 융합·신산업 등 기간산업과, IT와 의료,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휴먼라이프 산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황 단장은 “선택과 집중은 조금이라도 미래가 보일 때 쓰는 말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면 큰일이 난다”며 “트라이 앤드 에러(try & error)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자들이 창의적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생산적 실패를 용인 및 장려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기업에 있다가 정부에서 일하게 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경험한 역량을 전략기획단에 모두 쏟아 부어 대한민국 R&D의 초석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미국 인텔사 자문역을 지냈다. 199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반도체연구소장,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쳤다. 특히 황 단장은 플래시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지경부 관계자는 “황 단장은 삼성전자 사장으로서 경영 및 기술관리 능력이 검증됐고, 미국 근무 경험으로 글로벌 감각도 탁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기획단장으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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