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법원에 고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첫 외환거래일인 이번 주 월요일에 원-달러 환율은 1113.2원으로 4.5원 상승했다.
미국이 잘못한 일인데 돈의 가치에 대해서는 원화보다 달러화를 더 값어치 있게 쳐주는 이상한 모양새가 나타났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됨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같은 맥락에서 원-엔 환율 역시 100엔당 17.9원 상승했다. 엔화의 움직임을 보면 일본의 본질적인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는 다른 주변적 이유가 더 많이 영향을 미치곤 한다.
이처럼 환율을 결정하는 변수가 다양하다 보니 환율을 전망하는 것은 하늘의 별을 세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환율의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려워진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 중 시가총액이 큰 상위 100개사의 수출비중이 55%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제품의 질이 높아지면서 과거만큼 가격경쟁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환율은 수출기업의 마진율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다.
향후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같은 한국의 대표 수출업종들이 증시의 주도세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환율 불안정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 안에 내수주를 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2009년 하반기 이후 국내 소매판매액이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회복의 모양새는 과거와 조금 다르다. 전통적인 소비 확산 방향은 음식료, 의약품과 같은 비내구 소비재부터 증가한 뒤 구매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값비싼 내구소비재가 증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구소비재의 회복이 더 빨랐다. 물론 이번 내구재 판매 증가에는 자동차를 살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양극화의 심화와 자산 소득 비중의 상승이 초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내수주 내에서도 차별적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유통업체 중에서도 할인점을 포함하는 종목보다 백화점만 영위하는 종목이 유리하며 내구소비재의 판매 비중이 높은 홈쇼핑 업종이 긍정적이다.
또한 중년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년 여성층의 화장품 사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는 20∼40세 인구보다 40∼60세 인구가 더 많아지는 첫해이다. ‘중년의 나라’가 되고 있는 셈이다. 1인당 소득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중년층을 중심으로 피부 관리 등 삶의 질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볼 때 내수주 가운데 백화점 홈쇼핑과 함께 화장품도 관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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