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시장 투기성 물량 사상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원유 비철금속에 자금 몰려
물가-수출에 악영향 우려

원유와 금속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의 투기성 물량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투기세력이 활개를 치면서 원자재 값을 자극해 물가 및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22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원유 선물옵션의 투기 순매수 포지션은 9일 21만9000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에는 휘발유 선물옵션의 투기 순매수 포지션이 7만9000계약으로 종전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투기 순매수 포지션은 원자재 시장에서 투기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제 수요에 따른 매수를 제외하고 집계하는 비상업용(Non Commercial) 매수세를 뜻한다. 1개 계약은 원유가 1000배럴, 휘발유가 4만2000갤런이다. 아연 니켈 구리 등 비철금속 시장에도 투기를 위한 입도선매(立稻先賣)가 늘고 있다. 특히 플래티넘 선물옵션은 투기 순매수 포지션이 13일 2만4000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으로 투기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또 CFTC가 지난달 원자재 선물 거래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히자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매수세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투기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지는 미지수이다. 김대수 한은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해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원자재 선물매수세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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