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경기 회복의 기운을 타고 지난해에 이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회사 창립 이래 최대의 분기 매출을,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고, 현대자동차와 LG디스플레이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고 22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2조8214억 원, 영업이익 7991억 원, 순이익 8219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10∼12월)의 2조7994억 원보다 1% 늘어나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3%, 25% 늘어났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꾸준한 데다 D램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상승해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의 1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분기보다 3% 올랐고 출하량도 6%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매출 5조3064억 원, 영업이익 8809억 원, 당기순이익 9262억 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8년 4분기의 6750억 원과 8674억 원보다 각각 30.5%, 6.8% 증가했다.
회사 측은 원자재 가격이 내린 데다 비싼 가격의 선박 매출이 늘어났고 경기 회복으로 해양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부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은 5조3064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5조3317억 원보다 0.5% 감소했다. 선박과 엔진 부문의 제작물량이 줄고, 해양 부문의 주요 공사가 끝나면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도 올해 1분기에 매출 8조4182억 원, 영업이익 7027억 원, 당기순이익 1조1272억 원의 실적을 올려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판매가 부진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7%, 순이익은 401% 급증했다.
이는 해외공장의 실적 개선과 신차 효과로 인한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39만76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6366대보다 2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기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4.8%로 지난해 1분기(4.7%)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깜짝실적을 올렸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8763억 원, 영업이익 7894억 원, 순이익은 6486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0.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이전 분기보다 152% 늘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신사업과 기술개발 추진으로 올해 투자 금액이 애초 예상했던 약 4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5조5000억 원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수출액도 역대 최대인 101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2% 늘었다. 반도체와 LCD 패널이 일등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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