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기아 ‘스포티지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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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콘셉트 카처럼 날렵해진 외관
변속 충격 크게 느껴지지 않아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치열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기아차가 발표한 ‘스포티지R’는 앞서 나온 현대차 ‘투싼ix’와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투싼ix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뿐만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통틀어 판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스포티지R의 잘 빠진 외관은 2007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극찬을 받은 콘셉트 카 ‘큐(Kue)’와 흡사하다. 양산차를 콘셉트 카와 비슷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콘셉트 카와 비슷한 양산차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기아차의 기술력이 수준급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투싼ix와 비교하면 스포티지R가 길이와 폭이 각각 3cm, 3.5cm 길고, 높이는 2cm 낮다. 투싼ix에 비해 길면서 낮아서 좀 더 날렵해 보인다. 실내는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버튼이 달려 있는 면이 똑바로 서 있지 않고 45도쯤 기울어져 있어 조작하기에 편하다. 7인치의 내비게이션 화면도 약간 눕혀져 있어서 눈에 더 잘 들어온다.

다만 원가 절감을 위해서라지만 차량 내부 마감재를 좀 더 고급스럽게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문의 팔걸이나 조수석 앞쪽 등 손이 닿는 부분에서 부드러운 감촉은 찾기 힘들고 모두 딱딱한 플라스틱 느낌이 났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쟁차와의 가격 차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마감재로 바꾸는 데 10만 원도 채 안 든다고 한다. 차를 파는 처지에서는 경쟁차와의 가격 차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만 차를 사는 쪽에서는 몇만 원 더 주더라도 내부가 고급스러운 차를 원할 것 같다. 2000만 원을 넘게 주고 사면서 1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 때문에 원래 사려던 차 대신 다른 차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잠자던 엔진이 깨어났다. 운전자의 눈높이에 따라 만족도가 다르겠지만 정지 상태에서의 엔진 소리는 4000만 원대의 수입 CUV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조수석에 동승한 기아차 관계자는 “184마력에 40kg·m의 토크를 내는 R엔진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자동6단 변속기가 장착돼 변속 충격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도로 요철을 넘을 때나 곡선 도로에서는 CUV 특유의 출렁거림이 느껴지는 것은 아직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디젤 엔진치고는 많이 조용해졌다고는 하지만 저속 주행 시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았을 때 엔진 소리나 타이어가 도로와 마찰하면서 나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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