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모 씨(55)는 2005년 10월 A주식에 3억 원, 2006년 5월 B주식에 1억 원을 투자했다. 다음 달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지난해 3월에 A주식과 B주식에서 받은 배당금이 비과세 대상인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지가 궁금하다.
세법에서는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간 보유한 주식에서 받는 배당금에 대해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라는 혜택을 주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1년 이상 보유하면 세제혜택을 주었지만 2009년부터는 3년 이상을 보유해야만 한다. 단 투자 규모에 따라 세제혜택의 내용이 다르다. 투자한 주식의 ‘액면가액’을 기준으로 3000만 원 이하라면 소득세 자체가 비과세되고 3000만 원을 초과하되 1억 원 이하라면 5%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그러나 주식별 액면가액 합계액으로 1억 원을 초과해 투자했다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액면가액 1억 원 이하로 3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세 부담도 작고 금융소득 종합과세도 피해가는 장점을 챙길 수 있다.
홍 씨의 주식 배당금에 대한 세금 혜택이 있는지 따질 때 주의할 점은 주식별로 요건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3년 이상을 보유했는지를 살펴보자. 세법에서는 보유기간을 따질 때 투자자 계좌부에 기재된 날부터 해당 주식 발행법인의 배당 기준일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A, B주식 모두 2009년에 받은 배당금의 배당기준일은 2008년 말이다. A주식은 2005년 10월부터 배당기준일인 2008년 말까지 3년 이상 보유한 셈이므로 3년 보유 요건을 갖췄지만 B주식은 2006년 5월부터 2008년 말까지 3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보유요건을 갖춘 A주식은 2005년 당시 3억 원을 투자했고 당시 주가가 주당 5만 원이었다면 총 6000주(3억 원÷5만 원)를 취득한 셈이다. A주식의 주당 액면가액이 5000원이라면 액면가액 합계액은 3000만 원(6000주×5000원)이 된다. A주식의 액면가액 합계가 3000만 원 이하에 해당하기 때문에 A주식에서 받은 배당금은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홍 씨가 2005년 A주식에 처음 투자한 후 2008년 말 전까지 계속 A주식을 추가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면 어떻게 될까? 세법에서는 ‘배당기준일’ 현재의 액면가액이 얼마인가를 기준으로 세금 혜택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지난해 3월에 받은 배당금의 배당기준일인 2008년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A주식의 액면가액이 3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된다.
예를 들어 홍 씨가 2005년에 6000주(액면가액 합계 3000만 원)를 취득한 후 2006년에 1000주(액면가액 합계 500만 원)를 추가로 사고 2007년에 1000주를 매도했다고 가정해 보자. 2008년 말 현재 액면가액 합계는 3000만 원이기 때문에 일단 금액 기준은 충족한 셈이다. 문제는 보유 기간인데 2008년 말 현재 보유한 6000주 중 1000주는 2005년에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2006년에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할까?
세법에서는 주식 변동이 있었다면 나중에 취득한 주식을 먼저 양도한 것(후입선출법)으로 본다. 즉 2006년에 취득한 1000주를 2007년에 양도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홍 씨가 배당기준일 현재 보유한 주식은 모두 2005년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 3년 보유 요건을 갖춘 것으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