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LG그룹 임원인사에서 그룹 최초의 여성 전무가 된 윤여순 씨(55·사진)가 사내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요즘 LG그룹 내에선 윤 전무가 조직생활 ‘비법’을 공개한 사내 인터뷰 동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달 12일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된 후 현재까지 클릭수가 9300여 건입니다. 다른 게시물의 클릭수가 평균 3000여 건임을 생각하면 세 배나 더 많습니다.
윤 전무는 연세대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교육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땄습니다. 1995년 LG에 부장으로 입사해 임직원 대상 사이버 교육 강좌인 ‘LG사이버아카데미’를 만들었지요. 2000년에 첫 여성 상무, 2010년 첫 여성 전무 등 LG그룹에선 그가 승진할 때마다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윤 전무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남성 멘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여성 멘터도 필요하지만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본인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남성 멘터에게서 의외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전무는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도 몇 가지 해줬습니다. 첫째, 여성 상사의 경우 ‘예전 상사와 달라서 힘들다’고 불평하는 남성 부하 직원 때문에 고민일 때 본인의 스타일을 강요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성’이라는 막을 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밀고 나가기보다는 일단 부하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여성 상사를 ‘상사 중 한 명’으로 자연스럽게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의식적으로 남성화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여성성=약함’이 절대 아닌 만큼 일부러 남자처럼 터프한 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생활에 대한 조언입니다. 집에서 자녀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면 주변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런 얘기에 상처받지 말고 자녀와 본인의 관계에만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윤 전무는 조언했습니다.
윤 전무의 동영상이 인기인 이유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직장에서 여성 멘터의 말 한마디에 목마른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활발해졌지만 그만큼 조직 내부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이 충돌하고, 이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여성이 중요한 직책으로 승진할 때마다 수식어로 붙는 ‘최초’ 또는 ‘여성’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쯤에야 이 같은 고민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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