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으로 들어가면 한국에서 20년 전에나 보던 '빵꾸집'들이 있고, 그곳에서 타이어 땜질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런 가운데 다른 한편에선 '티스테이션'에 대한 수요도 높습니다. 이처럼 양 극단의 서비스 수요가 존재하는 곳이 중국입니다."
23일 중국 상하이의 번화가 루이진난루(瑞金南路)의 큰길가에 있는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매장에 들어설 때 이 회사 최종성 중국지역본부 유통팀장이 한 말이다. 티스테이션은 타이어 교체뿐 아니라 경정비, 세차, 액세서리 판매까지 하는 한국타이어의 종합자동차서비스 전문점이다.
●티스테이션 3년 만에 40여 곳으로
최 팀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검은색 BMW 'X3' 한 대가 매장으로 들어왔다. 한국타이어 유니폼을 차려 입은 직원들이 차를 세차장으로 안내했다. 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한국에서 판매가격이 6000만~7000만 원대에 이른다. 최죽남 한국타이어 상하이 지점장은 "이 매장에서 세차는 하루 120대, 타이어 교체는 하루 10여 개 정도 한다"며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20만 위안(약 3200만 원) 이상의 고가 차량 소유주들이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주요 타이어업체들이 모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타이어가 2003년부터 8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을 이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티스테이션 중국 1호점을 처음 열었던 2007년 4월에는 과연 중국에서 종합자동차서비스의 수익성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티스테이션 서비스는 신흥 부유층에서 높은 호응을 얻어 불과 3년 만에 중국 내 매장이 40여 곳으로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한국타이어는 2015년까지 중국 내 티스테이션 매장을 300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른 업체들이 감산(減産)에 들어갔을 때 한국타이어가 오히려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이런 강공 전략은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공략할 것"
한국타이어는 중국 진출도 빨랐다. 1994년부터 한국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수입·판매하다가 1999년 저장(浙江)성 자싱(嘉興)공장과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공장을 준공해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외환위기 당시 국내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꼈고, 해결책으로 떠오른 곳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장이 다 지어지기도 전인 1998년에 중국 기술연구개발센터를 세워 현지 시장에 맞는 타이어를 개발했다. 연구원 120여 명인 이 센터는 한국타이어의 해외 연구소 4곳 중 가장 규모가 크며, 매년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중국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이 생산자 위주의 도매 판매에서 고객이 직접 제품을 고르는 소매 판매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본다. 회사 측은 유통망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고품질 고가격' 정책을 편다는 방침이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24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친환경 타이어 '앙프랑'을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허기열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사장은 "중서부에서 많이 생길 중저가 제품 수요에 대해서는 별도의 브랜드를 도입해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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