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는 젊은 커플(김범 이연희). 그런데 갑자기 옆자리에서 웬 남자(윤형빈)의 손이 불쑥 들어온다. 그러더니 이연희 옆자리에 앉은 웬 여자(정경미)에게서 팝콘을 받아먹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연인인 이들은 영화 예매를 잘못해 떨어져 앉아 있는 것. 김범 이연희 커플을 사이에 두고 앉은 이 ‘진상 커플’은 영화 관람 내내 콜라와 팝콘을 주고받는가 하면, 김범의 손에 뜨거운 오징어를 떨어뜨리는 등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다.
어처구니없는 ‘만행’(?)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이 광고는 통합LG텔레콤 ‘OZ 2.0’의 광고다. LG텔레콤의 모바일 데이터통신 서비스 브랜드인 OZ는 2008년에 출시된 이후 저렴한 요금과 인터넷 풀 브라우징을 앞세워 모바일 인터넷의 대중화를 도모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OZ 2.0 서비스는 각종 모바일 편의 업그레이드가 특징이다. 좌석 위치까지 꼭 집어 지정할 수 있는 영화관 예매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모바일 인터넷 이용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한 끝에 이번 OZ 2.0의 광고 소재로 바로 이 영화 예매 서비스를 선택하기로 했다.
통신사의 경우 일주일에도 2, 3편씩 새로운 광고가 출시된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광고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면서도 풍성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돌파구로 우리가 주목한 것은 ‘재미(시선 끌기)’와 ‘스토리(정보 전달)’였다.
먼저 우리는 OZ 광고의 기존 모델인 김범 이연희와 더불어 개그콘서트의 공인 커플인 윤형빈 정경미를 섭외했다. 이들은 OZ 2.0을 사용해 ‘제대로’ 영화 예매를 한 김범 이연희 커플과 대비돼 광고의 ‘재미’를 더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맡았다. 이어 광고 전체에 “OZ 2.0의 영화 예매 서비스를 사용하면 ‘진상 커플’과 같은 일은 겪지 않는다”는 ‘스토리’를 내재시킴으로써, 업그레이드된 OZ 2.0의 대표 기능들을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광고 촬영 당시 윤형빈 정경미 커플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로도 연인 사이인 이들의 기발한 애드리브는 촬영장을 수시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형빈이 실수로 이연희의 손을 잡는 장면에서는 정경미가 팝콘을 ‘진짜 세게’ 던져 스태프 사이에서 “너무 감정을 실은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나왔다. 김범 이연희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려 NG가 나는가 하면, 스태프 사이에서 새어나온 웃음소리 때문에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오후 10시에 시작된 촬영은 다음 날 오전 6시에야 끝이 났다. 그러나 이들이 준 웃음은 촬영에 참여한 모든 이의 피로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작 촬영이 끝난 후 홀로 곤란해진 것은 감독이었다. 재미있는 장면이 워낙 많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편집 작업을 진행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15초 분량의 텔레비전 광고에는 뜨거운 오징어를 주고받는 장면밖에 담지 못했지만 ‘빵’ 터지는 웃음을 주는 나머지 장면들을 모두 OZ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어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는 이번 광고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끄는 OZ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단순히 최신 기술을 담은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의 시각에서 그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기획한 서비스라는 것을 말이다. 혹시 오늘 영화관에 갈 생각이 있다면, 어떤가, 새로워진 OZ 2.0을 써 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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