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인 1995년, 한국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며 주요 산업에서 일본을 앞질렀고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그때 호황의 ‘일등공신’이 삼성전자의 반도체였다. 삼성전자가 30일 발표한 1분기(1∼3월) 실적은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4조4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1분기 전체 매출은 34조6400억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643%, 매출은 21% 증가한 수치다.
이런 놀라운 실적은 스마트폰과 ‘윈도7’용 PC 판매가 늘면서 주력제품인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2000억 원의 매출과 1조9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크리스마스 소비 시즌이 끝난 뒤 맞는 1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업계의 비수기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액정표시장치(LCD), TV, 휴대전화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등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됐던 휴대전화사업에서도 삼성전자의 ‘저력’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인도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643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이 또한 1분기 판매량 가운데 최대다. 매출액은 9조18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1000억 원으로 이익률은 12%에 이른다.
TV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유지했다. TV가 주력인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12조6100억 원, 영업이익도 11% 증가한 5200억 원이었다. LCD 부문도 6조8500억 원의 매출과 4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난해 올린 사상 최대 연간 실적(매출 136조2900억 원, 영업이익 10조9200억 원)을 올해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3차원(3D) TV 등 신사업이 성공하면 올해 매출 150조 원, 영업이익 16조 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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