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 1600~1800 박스권 오르내릴듯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5월 4일 03시 00분


상승세 전망론
기업실적-유동성 양호
내수관련 지표들 파란불

조정장 전망론
그리스 -골드만 악재 여전
‘모멘텀 공백’ 가능성 커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ㄱ

5월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입을 모아 ‘추세상승’을 외치던 목소리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3, 4월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실적시즌이 끝나면서 새로운 성장추세(모멘텀)가 있느냐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증권사들은 이달 코스피 전망치로 1,620∼1,800을 제시하면서 1,800 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승 추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이 많지만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팽팽하게 맞선다.

○ 실적과 유동성, 모멘텀은 여전


긍정적인 편에서는 글로벌 경기의 확장국면 진입, 기업실적 개선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수급, 실적 모멘텀의 적절한 조화가 지속되고 있어 5월에도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선진국 대비 약 30%, 신흥시장 대비 약 20%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증시는 하반기 상승무드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기간이 될 것”이라며 “내수 관련 지표들이 국내 경기 확장에 대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 아시아의 강력한 성장은 글로벌 유동성의 아시아 집중을 지속시킬 것”이라며 “그리스 문제와 중국 긴축 등에 대한 부담이 시장 단기 변동요인은 될 것이나 투자환경 자체의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전기전자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여전히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밖에 유가 상승과 원화 강세에 따른 에너지 및 화학업종,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따른 중국 내수 관련 업종 등도 추천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 한 달쯤 쉬어가야


화려한 실적시즌에 가려졌던 경기 상승속도 둔화, 미국 골드만삭스 피소 등 해외 악재가 부각되면서 조정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와 주가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주가는 결국 경기에 수렴할 수밖에 없기에 이제는 경기 하강과 관련한 부담을 고려해야 할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연착륙했던 2004년과 2006년에도 코스피는 23%와 17%의 급락세를 나타냈다”며 “주식이라는 자산이 가진 변동성을 감안하면 이런 정도의 조정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 반복되는 그리스와 골드만삭스 등 해외 악재도 부담이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골드만삭스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월가 금융기관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 간의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85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19일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증시의 강세와 실적 장세에 기반한 모멘텀도 약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개월 연속 올라 올해 1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오름세에 제약을 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이익 모멘텀은 1분기가 정점으로 보여 2, 3분기 이익전망이 한 단계 더 올라서지 못한다면 5월은 모멘텀 공백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1,800에 근접할수록 현금 비중을 늘리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