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국내 적자’ 불명예 해외서 씻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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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사업진출 활기

한전, 사업다각화로 승부…10년뒤 해외매출 27조 목표
가스公, LNG 단순공급 탈피…자원개 발-LNG플랜트 확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들이 다양한 해외 사업으로 활로를 뚫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사업의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사업 분야·지역 다각화해 수입 증대

한전은 지난해 총매출액 대비 1.7%(5122억 원)에 불과했던 해외 사업 매출을 10년 뒤 32%(약 27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해외 발전사업은 화력발전이 중심이었지만 여기에 원자력, 수력,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지역적으로도 중국 필리핀 중심에서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거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월 말 기준으로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업(발전, 송배전, 자원개발) 81건 중 현재 운영으로 수입을 내고 있는 사업은 21건이어서 앞으로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원전 수출은 아랍에미리트(UAE) 수주 이후 터키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고, 올해 하반기 체결이 예상되는 한국-인도 간 정부협력협정 이후 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그동안 한전에서 해외 사업은 부대사업 정도로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국내 사업과 더불어 한전의 양대 축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 확대, 인수합병(M&A) 추진, 녹색 전력 및 신기술 사업 확대 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력을 가진 가스공사도 단순히 LNG를 도입해 공급하는 일에서 벗어나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 LNG 플랜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라크 유전 2곳에 대한 개발권을 수주하고, 우즈베키스탄의 우준쿠이 광구의 탐사를 준비하는 등 해외 자원 확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국내 사업으로 쌓아온 천연가스 공급설비 운영 경험, 관련 기술, 전문 인력을 활용해 해외 LNG터미널 건설 관리 및 기술자문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전기·가스요금 현실화는 공감대, 시기는 아직


전기와 가스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현재 전기요금은 원가의 96% 수준으로 전기 판매가 늘어날수록 한전이 손해를 보고 있는 구조다. 지난해 한전의 부채는 약 28조8900억 원으로, 올해 1분기에도 1조79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가스요금도 2008년 원가 연동제가 중단된 이후 4조7000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정부는 서민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당장은 요금 인상이나 연동제 도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 원가 이하의 요금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에 상황을 봐서 인상 시기, 폭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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