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에 여유 있는 생활을 유지하려면 3개의 ‘재정 기둥’이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첫째 기둥은 국민연금이고, 둘째 기둥은 퇴직연금, 마지막 기둥은 개인연금이다. 이를 3층의 삼각형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1층에는 국민연금이 있고 그 위에 퇴직연금, 제일 위에는 개인연금이 있다.
노후생활의 기본을 보장하는 역할은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맡고 위로 올라갈수록 각자의 능력에 따라
충당하는 식이다. 요즘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개인별로 부담해야 할 몫이 더 커지고 있다.
좀 더 풍족한 은퇴 이후 생활을 누리기 위해 개인이 준비할 만한 5대 금융상품과 각각의 특징을 살펴본다.》
○ 개인연금은 필수항목
각자가 준비해야 할 은퇴 금융상품 중의 기본은 개인연금상품이다. 개인연금상품은 연금저축으로 불리며 은행의 연금신탁과 보험의 연금보험,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 등으로 나뉜다. 연금신탁은 안정적인 운용이 특징이지만 연금펀드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연금보험은 저축과 보장기능을 합쳐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한다.
연금저축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세금 혜택을 꼽을 수 있다.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매년 300만 원 한도에서 소득공제를 받는다. 최소 10년 이상 불입해야 하며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나눠 지급된다. 연금저축 상품을 고를 때는 원금보장보다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미 가입한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너무 낮아 못마땅하다면 ‘계약이전’도 고려해봄 직하다.
○ 변액연금보험은 안정의 토대
개인연금만으로 은퇴 이후 생활이 불안하다면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때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변액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펀드처럼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고 나중에 연금형식으로 지급한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인 펀드에 연금식 지급기능을 붙인 것이다.
보험이라는 상품의 성격 때문에 반드시 10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이때 비과세 혜택이 따른다. 또 운용 대상이 주식 위주인지, 채권 중심인지 그리고 주식이라면 어떤 주식인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 이 상품은 납입 도중 가입자가 사망이나 질병, 장애 같은 요인에 맞닥뜨리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특약을 활용하면 사망이나 질병에 대한 보장을 추가할 수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서 투자 대상 펀드를 연 12회까지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 질병에 맞설 건강 및 간병보험
늘그막에 병에 걸리면 치료비나 간병비 같은 용도로 큰돈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젊었을 때 건강보험에 미리 가입해 둬야 한다. 건강보험은 암 보험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크게 의료비보험, 장기간병보험, 장애소득보상보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의료비보험은 질병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을 광범위하게 보장해 준다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치매나 뇌중풍 같은 병에 걸려 오랫동안 투병하는 사례가 많아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 이때 필요한 장기간병보험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상품으로 신체 및 정신 장애로 활동에 제약을 받거나 의식불명상태에 놓였을 때 여러 비용을 보장하고 간병인 비용도 받을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한 보험은 보장기간이 길고 노인성 질병이나 상해를 많이 보장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 편리한 라이프사이클펀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개념은 다음의 세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펀드에 가입하라. 꾸준히 납입하라. 그리고 은퇴할 나이가 될 때까지 잊으라.’ 이처럼 이 펀드는 은퇴와 같은 목표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분배하도록 설계됐다. 처음에는 주식비중을 높이거나 주식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주식비중을 줄이는 방식이다.
라이프사이클펀드는 크게 목표만기형(target date)과 목표위험형(target risk)으로 나눌 수 있다. 목표만기형은 특정 연도에 은퇴한다는 가정 아래 펀드의 자산배분모델에 따라 자동적으로 자산이 재분배된다. 반면 목표위험형은 투자자의 라이프사이클에 포함되는 공통 특성(투자성향, 재무목표 등)을 기준으로 몇 가지 세부유형으로 구분된다. 투자자 스스로 자산배분비중을 선택할 수도 있다. ○ 목돈 마련에는 적립식펀드
많은 사람이 은퇴 직후 10년간은 그동안 미뤄놓았던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한다. 미국에서도 이 시기를 ‘go-go years’라고 해서 정열적으로 움직이는 은퇴시기를 표현하고 있다. 자연히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 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좋은 상품이 적립식펀드라고 할 수 있다.
적립식펀드는 적금 붓듯이 펀드에 매달 또는 매분기 일정 금액을 불입하는 방식이다. 투자기간에는 주가가 폭등하든 폭락하든 상관없이 정해진 날에 투자한다. 언제 투자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한 투자방법’이다. 이 방식은 주가가 쌀 때 많이 산 펀드가 장기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총수익률을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한다. 펀드 운용전략이 분명하고 장기로 운용되는, 검증된 펀드를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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