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월트디즈니와 손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디즈니 인터내셔널과 합작사 국내 설립
“케이블-IPTV-위성방송 등 채널 다양화”

SK텔레콤은 미국 월트디즈니의 자회사인 디즈니채널인터내셔널과 한국 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합작법인은 내년 초에 두 개의 월트디즈니 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6월 전에 설립될 합작법인은 SK텔레콤이 51%, 디즈니채널인터내셔널이 49%의 지분을 각각 갖게 된다. 대표이사는 SK텔레콤에서 선임한다.

이미 국내에는 ‘디즈니채널’과 ‘플레이하우스디즈니’ 등 두 개의 채널이 운영 중이다. 두 채널은 디즈니가 만든 프로그램을 그대로 재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채널 사업자들은 원본 콘텐츠에 손을 대지 못한 채 자막을 넣는 수준에서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번 합작법인의 설립을 통해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콘텐츠에 한국어 더빙을 해 방송할 수 있게 된다.

새로 설립될 합작법인은 디지털 케이블을 중심으로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에 월트디즈니의 프로그램을 송출하며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향후 월트디즈니사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당장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하겠지만 디즈니가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인 ABC, 스포츠 채널 ESPN, 픽사, 마블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월트디즈니가 해외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방송 채널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트디즈니 역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디지털 콘텐츠 유통이 발달한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모바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고 위성방송과 IPTV 사업을 모두 갖춘 SK텔레콤과의 합작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다.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 앤디 버드 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디지털미디어 시장 중 한 곳”이라며 “디즈니의 콘텐츠와 SK텔레콤의 디지털미디어 및 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TV와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PC 등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기기를 소유하는 시대가 열림에 따라 이 모든 기기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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